민주당 친노-시민사회 세력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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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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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경선 통과 9명중 4명

컷오프 통과자들 인사 26일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 예비경선을 통과한 9명의 후보가 손을 맞잡은 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강래 박용진 문성근 이학영 박영선 김부겸 한명숙 박지원 이인영 후보.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컷오프 통과자들 인사 26일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 예비경선을 통과한 9명의 후보가 손을 맞잡은 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강래 박용진 문성근 이학영 박영선 김부겸 한명숙 박지원 이인영 후보.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그야말로 친노(친노무현) 직계와 시민사회 세력의 약진이었다.

민주통합당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내년 1·15 전당대회를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해 15명의 후보 중 본선 진출자 9명을 확정했다. 총 762명의 중앙위원(민주당 출신 462명, 시민통합당 출신 300명) 중 95.7%인 729명이 참여해 1인 3표를 행사한 이날 경선에서 ‘1강’으로 꼽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등 친노 세력,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과 박용진 전 진보신당 부대표 등 시민사회 세력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나머지 티켓 5장은 △호남권과 옛 민주당 그룹의 기반이 튼튼한 박지원, 이강래 의원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이인영 전 최고위원, 박영선 의원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 대구 출마로 배수진을 친 김부겸 의원이 나눠 가졌다.
▼ ‘약체’ 박용진-이학영 1차관문 무사 통과 ▼

이종걸 우제창 의원, 김태랑 신기남 상임고문, 김기식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영술 전 열린우리당 사무부총장은 고배를 마셨다.

이날 경선으로 민주통합당의 내년 총선, 대선 전략을 진두지휘할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 역학구도의 재편 가능성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 경선 통과자 9명은 27일부터 토론회 등에 들어가 다음 달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대표를 포함한 6명의 최고위원직을 놓고 최종 승부를 벌인다.

○ 친노·시민사회 세력의 부상

이날 경선의 최대 이슈는 친노 세력의 부상이다. 당은 관례에 따라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 전 총리와 문성근 대표가 상위권에 진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노 세력의 약진을 두고 당 안팎에선 본선 과정에서 ‘친노 견제론’이 제기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12·11 민주당 폭력 전당대회에서 표출됐듯이 “민주당이 일궈놓은 당 체제에 시민통합당 세력이 무임승차했다”는 인식이 당내에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예비경선 연설에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정치의 기본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서 정치개혁을 배웠다”며 당내 두 세력의 고른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사회 세력의 1차 관문 통과도 주목된다. 정치 신인인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은 시민단체 경험을 강조해 호응을 얻었다. 약체로 꼽혔던 박용진 전 부대표는 ‘진보 후보론’으로 정면 돌파했다. 박 전 부대표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일부 친노 세력의 지지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결과는 물론 15명의 후보 중 민주당 출신이 11명인 반면, 시민통합당 출신은 4명에 불과해 ‘표 몰아주기’ 현상이 발생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호남 출신의 박지원 이강래 의원은 모두 컷오프를 통과해 민주당 출신의 자존심을 지켰다. 박 의원은 연설에서 “민주당과 호남이 없이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 (당내) 한 세력이 당권을 장악해서는 안 된다”며 친노 그룹 견제에 나섰다. 당내 386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인영 전 최고위원과 10·26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박영선 의원도 무난히 정치적 입지를 인정받았다.

당내 대선주자인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 등 이른바 ‘빅3’는 명암이 갈렸다. 손학규 고문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부겸 이인영 후보는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정세균 고문은 자신이 지지했던 한명숙 후보는 통과했지만 자신과 가까웠던 신기남 후보가 탈락했다. 정동영 고문은 직·간접적으로 밀었던 이종걸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 ‘문성길 트리오’의 부산 출마 선언

예비경선에 앞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이른바 ‘문성길 트리오’는 이날 부산과 서울에서 잇따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총선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문 이사장은 공단 밀집지역인 사상에 도전장을 냈고, 문 대표는 북·강서을, 김 전 장관은 부산진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문 이사장은 회견에서 “나와 문 대표가 경남 양산, 김해로 연결되는 ‘낙동강 벨트’의 중심에서 서(西)부산권의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東)부산권 상륙작전’을 지휘할 수장으로 김 전 장관과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꼽았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목표 의석수에 대해서는 “절반 정도를 목표로 한다. 벽을 넘을 수 있다면 한꺼번에 여러 지역에서 당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평소 ‘절제의 화법’을 사용하는 그로서는 이례적인 언급이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경선에 나선 박영선 정책위의장의 후임으로 주승용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임명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컷오프 통과자 (기호순)
박용진 이강래 이인영 문성근 박지원 박영선 한명숙 이학영 김부겸

■ 컷오프 탈락자 6명 (기호순)
김기식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우제창 의원 이종걸 의원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김영술 전 열린우리당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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