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실장 “선거패배 책임”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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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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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인적쇄신 바람 촉각

임태희 대통령실장(사진)이 27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이날 아침 대통령수석비서관들과 10·26 재·보선 이후 정국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선거 패배에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 물러나야 할 때가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전직 수석비서관들의 비리 의혹과 내곡동 사저 논란 등이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청와대도 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참모들은) 선거가 끝난 뒤 모두 반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책임질 일이 있다면 늘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임 실장이 주재한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은 일괄 사표는 내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참모는 “지금은 일괄 사표 제출 등 제스처가 필요한 때가 아니다. 청와대 개편의 시점과 폭은 전적으로 이 대통령의 구상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임 실장의 사의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대통령실장에 취임한 후 사실상 국정의 2인자 자리를 지켜온 임 실장이 물러날 경우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 전반에 인적 쇄신의 바람이 몰아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선거와 연관된 청와대 고위 참모 가운데 정무(김효재) 민정(정진영) 홍보(최금락) 수석비서관은 모두 올해 6월 이후에 부임했다는 점에서 개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하면 후임 대통령실장으로는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해온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백용호 대통령정책실장,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대통령언론특보,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대통령사회특보 등이 거론된다.

이에 앞서 임 실장은 올 들어 두 번 사의를 표명했다.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낙마했을 때와 4·27 재·보선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 및 강원도지사 선거에 패했을 때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대통령이 “더 일해 달라”며 물리쳤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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