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선거 당일 투표율이 부상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가운데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거 당일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투표소에 나오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만큼 투표율이 예전의 재·보궐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투표율 45% 안팎에서 나 후보와 박 후보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율 25.7%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를 20∼22%라고 가정할 때 두 배인 45%를 넘으면 박 후보 지지자가, 45%가 안 되면 나 후보 지지자가 많이 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젊은층이 투표소에 나오는 것이어서 야권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4·27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의 투표율은 18대 총선(45.2%)보다 높은 49.1%를 기록해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당선됐다. 오후 5시경만 해도 37.7%였던 투표율이 퇴근시간대인 오후 5∼8시 급속하게 오른 게 당시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7월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당선된 서울 은평을의 경우 투표율이 40.5%였다.
박 후보 측은 투표율이 47%를 넘으면 승산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휴일에 치러진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53%였다”며 “평일에 진행되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양쪽 지지층이 5%포인트씩 빠진다고 할 때 투표율이 47%를 넘으면 (박 후보를 지지하는) 새로운 투표층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와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의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각 진영이 서로 “우리가 지고 있다”며 다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박빙 속의 혼전 양상”이라면서도 “아직도 힘이 달린다. 야권의 숨은 표가 있는 만큼 사실은 5∼6% 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감을 느낀 상대 진영의 지지층이 결집되는 ‘역풍’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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