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8]뿔난 박원순 “오늘부터 MB정부와 각 세울 것” 선전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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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박빙 판세에 맞공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검증 공세’에 시달려온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17일 반격을 선언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맞공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박원순, 트위터에 ‘선전포고’

박 후보는 17일 트위터에 “(이제부터) 더 이상 ‘온순 원순’이 아닙니다”라며 ‘선전 포고’를 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나 같은 사람한테 어떻게 (한나라당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 상식과 기본이 있다면 공공이익을 위해 평생을 바친 (나 같은) 사람에게 찬사는 못할망정 그렇게 비판할 수 있느냐”면서 “아마 분노는 나만이 아니라 많은 시민이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은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하고, 정부 여당과 분명하게 각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배식봉사와 서울 양천구 거리유세 등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에 대해 “병역비리 본당이고 투기, 위장전입에 탈세, 부패로 얼룩져 있는 정당”이라고 맹공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 ‘아방궁’이라고 운을 뗀 뒤 김두우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도덕성도 문제 삼았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서는 “오세훈 전 시장의 아바타”라며 “나 후보 캠프에 가 있는 사람들 모두 오 전 시장 (시절) 정무직으로 일했던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이 바뀌겠느냐”고 비판했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자료를 보여주며 “하버드대 로스쿨 휴먼 라이츠(인권) 객원연구원(visiting fellow) 프로그램 명단에 선명하게 ‘박원순’이라고 쓰여 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이력에 대한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또 스탠퍼드대 객원교수(visiting professor) 경력 의혹에 대해선 “모 언론사에서 (스탠퍼드대 측에) 확인한 결과 객원교수라고 표현하는 데 전혀 문제없는 것이고 그분(박 후보)이 강의도 했었다는 답신이 와 있다”며 e메일 답변을 공개했다.

○ 한나라당 “제대로 된 해명 아니다”

이에 대해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즉각 “제대로 된 해명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변인은 “하버드대는 비지팅 펠로가 맞고, 스탠퍼드대는 비지팅 스칼라(visiting scholar)가 맞다”며 “프로페서와 스칼라는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박 후보 측이 런던정경대(LSE) 디플로마 취득증명서라고 공개한 문서에는 일자가 1992년 12월 1일로 나와 있는데, 이는 박 후보가 하버드대에 있었다는 1992년 가을부터 1993년 초여름과 겹친다. 박 후보는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유학한 ‘유학종결자’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박 후보의 변호사 활동 중단 논란에 대해 “1996년에 변호사를 그만뒀다면 그동안 무자격 변호사로 활동했다는 것이고, 변호사직을 유지했다면 자신의 활동을 미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본보 17일자 A5면 박원순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관련 없다”…

○ 어머니 사망 시점 등 여전히 의문

박 후보 측 우 대변인은 본보가 제기한 박 후보의 모친 사망 시기 논란에 대해 “박 후보가 말실수라고 했다”며 “살다 보면 가끔 (특정 사안에 대한) 연도가 헷갈리지 않느냐. 정색하고 후보 자질로 검증할 사안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2004년 9월 주간동아 기고문에서도 “20여 년 전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고 쓴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등에 부고 기사가 난 1996년이 아닌 1980년대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안 대변인도 “어떻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연도를 11년이나 헷갈릴 수 있느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또 박 후보 측은 그동안 저서 등 각종 자료에 ‘서울대 법대 입학’이라고 잘못 기재된 것을 출판사 측의 실수라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에 나온 박 후보의 에세이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에서 박 후보는 직접 “어려서 부모님이 무조건 법대를 가라고 해서 갔다”며 자신이 법대에 입학한 것으로 밝혔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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