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13일 한국 대통령으로 13년 만에 美상하원 합동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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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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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李대통령에 ‘FTA 레드카펫’ 깔아줘


자전거 타는 MB “4대강 천지개벽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8일 팔당댐 인근 경기 양평군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남한강 자전거길 길 트임 기념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고 있다. 양평=청와대사진기자단
자전거 타는 MB “4대강 천지개벽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8일 팔당댐 인근 경기 양평군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남한강 자전거길 길 트임 기념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고 있다. 양평=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선다.

미 상하원 현역 의원 535명을 상대로 하는 합동연설은 워싱턴을 방문하는 외국 국가원수에게 가장 명예로운 행사 중 하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6월 기회를 가진 이래로 13년 만이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1954년 연설 이후 통산 다섯 번째다.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58년간 유지돼 온 한미 동맹관계를 새로운 지평에 올려놓고 양국이 함께 미래로 가자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일 설명했다. 연설은 30분에 걸쳐 한국어로 진행되고 동시통역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도 세우고 영어 통역이 메시지 전달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정상회담 직전의 극적인 FTA 비준

미 의회는 한미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이 열리기 하루 전인 12일 상원과 하원에서 한미 FTA 관련 법안을 모두 통과시키기로 7일 ‘통 큰 합의’에 도달했다. 당초 상원은 이 대통령의 방미 1주일 뒤쯤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앞당겨 버렸다.

미 공화, 민주당의 합의 직후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당)은 “미국 국민들의 변함없는 친구인 이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초청 의사를 발표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성의 있는 대응은 기본적으로 한미 FTA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지만 이왕 국빈으로 초청한 상대국 정상에 대한 배려”라고 풀이했다.

○ 오바마와 디트로이트 산업단지 동행

국빈 방문 기간에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단지에 동행한다. 미국 자동차 기업과 한국의 자동차연구소가 방문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 체결에 미 자동차 업계의 반대가 컸다는 점에서 양국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왜 한미 FTA가 양국 자동차 업계에 필요한지’를 역설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함께 워싱턴 밖의 도시를 다니는 것 자체가 파격이란 평가가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외국 정상과 함께 워싱턴 시내에서 햄버거를 함께 먹는 장면 정도를 외부에 노출했을 뿐 거의 모든 행사는 백악관과 의회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청와대는 올봄 이후 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협의하면서 “가급적 국빈 방문의 격식을 따지지 말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국빈 방문은 미국 정부가 1년에 1, 2번밖에 허용하지 않는 의전행사로 굳이 관계가 좋은 한국에 쓸 이유가 없으니 타국 정상에게 활용하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백악관은 올여름 “꼭 국빈 방문으로 하자. 오바마 대통령의 결심이다”라고 알려왔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 한국선 이달 중 처리 추진

당정청은 8일 청와대에서 9인 회의를 열어 한미 FTA 비준안을 이달 중 처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이례적으로 비준안 논의를 주도할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도 참석해 ‘빠른 처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여권 일각에서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하지 않더라도 야당의 입장을 감안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과 투자자 국가소송 제도 무효화 등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 관심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 보도된 미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축배를 들기에 이르지만 한미 FTA는 마지막 지점에 매우 근접해 있다. 미국이 비준하면 한국이 뒤따라가는 것은 수일, 길어야 수주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FTA로 피해를 보는 산업 종사자에게 보상을 해 주는 미국의 무역조정지원(TAA) 정책을 언급하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축산 농가 등의) 한국 내 우려를 완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경기 양평 남한강변에 새로 조성된 자전거길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9km 정도를 달렸다. 이 대통령은 ‘남한강 자전거길 길 트임 기념식’에서 “4대 강변이 개벽하고 있다. 4대강(사업)은 강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사업”이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지만 국민들은 절대 환영”이라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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