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빅매치 관심… 돌고 돌아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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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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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나경원 비토 아니다”… 영입인사와 2단계 경선 검토

14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도중 나경원 최고위원이 미소를 짓는 모습.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4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도중 나경원 최고위원이 미소를 짓는 모습.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해 당 안팎의 인사를 대상으로 하는 2단계 경선을 검토 중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당헌·당규에 규정된 기본원칙인 경선원칙을 따르되 당 안팎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두 번의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당내 후보군을 대상으로 1차 경선을 치른 뒤 여기서 선출된 당내 인사가 외부 영입 인사와 1 대 1 또는 1 대 2로 맞붙는 2차 경선을 치른다는 구상이다. 한나라당은 주요 외부 영입 대상으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꼽고 본격적인 접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나경원이면 해볼 만하다”

2단계 경선을 치르게 되면 당내에선 이미 출마선언을 한 김충환 의원과 출마를 검토 중인 나경원 최고위원, 권영진 의원,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거론되는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 등이 우선 경쟁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나 최고위원이 우세한 상황이다. 나 최고위원은 지난해와 7월 두 차례 전당대회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야권 통합후보로 유력한 박원순 변호사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대중적 경쟁력을 갖춘 나 최고위원을 내세우면 해볼 만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나경원 비토론’ 진화에 나섰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어떤 계파가 당내 어떤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비토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재 의원도 “뭉쳐서 승리하는 길로 가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일부 친박계 의원은 그동안 나 최고위원 공천을 반대하며 김황식 국무총리 추대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친박 내부에서부터 “당내 인사를 키울 생각은 않고 외부에서 영입하려고만 하면 박 전 대표의 기득권 지키기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궁극적으로 나 최고위원이 후보가 돼 (선거에서) 질 경우 그 책임을 친박계가 다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나 최고위원 공천은 안 된다는 식의 언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내부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의원은 나아가 “나 최고위원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적극 찬성해왔기 때문에 탐탁지 않았지만 맞춤형 복지에만 공감한다면 박 전 대표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와 스마트폰용 앱에 ‘국민이 행복한 나라’라는 문구를 각각 머리 부분과 첫 화면에 배치하는 등 ‘국민 행복’을 대선의 주요 키워드로 삼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 이석연 맹형규 등과 빅매치?

한나라당은 외부 인사 영입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공천심사위원회, 재보선기획단, 인재영입위원회를 풀가동하고 있으며 당 내외 인사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 카드는 폐기됐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의 강한 만류가 있었을 뿐 아니라 국무총리를 ‘차출’한다면 청와대가 후속 총리 인선과 인사청문회 등 또 한 번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고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주요 접촉 대상으로는 이 전 처장과 맹 장관이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 특히 이 전 처장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보수 성향의 단체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및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박원순 변호사가 경남 창녕 출신으로 진보 성향인 참여연대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대비된다.

이런 기류라면 ‘황우여 원내대표 만들기’에 성공했던 친박계와 소장파 의원들이 나 최고위원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적극적으로 당외 영입인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 구체적인 공천일정과 방법을 확정한 뒤 경선에 대비하기 위해 다음 달 4일경 서울시내 체육관을 대관할 방침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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