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분명한건 국민정서상 한나라당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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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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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선 출마 시사… 선거판 요동

시선집중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행사에 앞서 자신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원장은 “결심이 서면 직접 말하겠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시선집중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행사에 앞서 자신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원장은 “결심이 서면 직접 말하겠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종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청과 서울대에서 잇따라 열린 토크쇼 ‘희망 공감 청춘콘서트’에는 그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안 원장의 출마가 현실화하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의 출마 여부와 맞물려 선거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 안철수, 출마 선언 숨고르기?

안 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동안 현실정치 참여의 기회가 많았는데도 계속 거부 의사를 보였던 것은 ‘한 사람이 바꿀 수 없다’는 일종의 패배의식 때문이었다. 대통령이라면 크게 바꿀 수 있는데 저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이란 자리가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쓰일 자리는 아닌 거 같다”며 “국회의원과 다르게 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게 많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보다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청춘콘서트는 안 원장과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씨가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자리지만 안 원장의 거취에 더 관심이 모아졌다. 참석자들이 안 원장의 출마를 독려하는 분위기였다. 박경철 씨는 “그래서 서울시장 한다는 겁니까”라고, 게스트로 나온 인터넷매체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씨는 “며칠 출마하느냐”고 돌발 질문을 던졌다.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도 “우리 안 박사에게 정치를 권유한다. 안 박사는 영혼이 있는 기업이 꿈이었는데, 꿈을 실천했다. 영혼이 있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드문 사람”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 원장은 “누구는 ‘출마 안 하면 (안 원장이 개발한 컴퓨터백신프로그램인) V3 지워버릴 거’라고 제게 말씀하시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수평적인 시대로 접어들었다. 리더십의 개념이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대중이 원하는 리더의 요건으로 안정감, 희망, 공감능력의 세 가지를 들기도 했다. 그는 “내가 (서울시장) 자격이 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자격이 없으면 출마를 안해야 한다”면서도 ‘출마 여부에 대해 무념무상이냐’는 질문에는 “유념유상이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이미 ‘안철수 시장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안 원장 후원그룹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범여권의 ‘책사’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이 시장 선거에) 나간다면 전력을 다해 도울 거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선거 노하우를 동원해서 당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유권자들은 지금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아닌 새로운 세력의 출현을 원하고 있다”며 안 원장의 출마를 계기로 정치권의 지형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경철 씨도 트위터에 “만약 안쌤(안 원장)이 결심을 하신다면야. 저도 한 표 던지겠습니다”라며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춘콘서트를 공동 주최하고 있는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도 안 원장의 후원그룹으로 꼽힌다.

○ 안철수, “한나라당은 아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기자들에게 “(안 원장이 정말) 나온다더냐. 내일은 영희도 나오겠다”고 농담을 했다. 당초 한나라당은 연찬회에 안 원장을 초청해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대담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나 안 원장의 일정 때문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중도개혁성향의 안 원장을 영입하면 보수 표를 확대할 수 있어 유리해진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고위 당직자가 최근 안 원장을 접촉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안 원장은 이날 무소속 출마 의사를 확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차이가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국민정서상 한나라당은 아니다”라고 말해 한나라당 후보로 나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난 중도에 가깝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청춘콘서트에선 ‘강남좌파’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 “(나는) 강남에도 안 살고 좌파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자구도가 되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20, 30대에 인기가 높은 안 원장이 독자 출마하면 친야 성향의 표를 분산시켜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 갑작스러운 출마설에 당황

안 원장은 서울대 의대 출신의 의사지만 컴퓨터바이러스백신 개발에 전념해 안철수연구소를 세워 우량 기업으로 키웠다. 청년들이 닮고 싶어 하는 ‘롤 모델’로 그동안 정치권의 끊임없는 영입 제안을 받았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총리 후보로 거론됐지만 번번이 고사했다. 최근 안 원장의 부인인 서울대 김미경 교수가 언론에서 “남편의 성향으로 볼 때 그런 일(정계 진출)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원장의 출마설에 대해 서울대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안 원장이 서울대에 부임한 지 한 학기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전날보다 5150원이 오른 3만9800원으로 마감했다. 최대주주(보유지분 37.1%)인 안 원장의 주식자산은 하루 만에 192억 원이 뛰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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