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에 2000만원 도자기 2점 “깨지면 큰일”… 한미FTA 몸싸움 방지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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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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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준안 상정놓고 대치

3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 여야 의원석 사이에 2000만 원짜리 ‘달 항아리’ 두 개가 놓여 있다. 이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간의 격한 몸싸움이 예상됐으나 비준안 상정이 미뤄지면서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
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3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 여야 의원석 사이에 2000만 원짜리 ‘달 항아리’ 두 개가 놓여 있다. 이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간의 격한 몸싸움이 예상됐으나 비준안 상정이 미뤄지면서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 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여야는 3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상정을 놓고 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피해 대책을 추가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미국 의회의 비준동의안 처리 시기가 확정된 후에 상정해도 늦지 않다”며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안’부터 논의하자고 주장했고,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재재협상을 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FTA 발효시기를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것”이라며 즉각 상정을 요구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고 9월 정기국회 첫날인 1일 비준동의안 상정 여부를 다시 논의키로 했다.

한편 이날 외통위에선 회의장 한 가운데 놓인 두 점의 ‘달 항아리’ 도자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 도자기는 올해 5월 윤태운 한국도예협회장이 직접 빚어 외통위에 기증한 것으로 한 점의 감정가가 2000만 원에 달한다. 윤 회장으로부터 기증 의사를 접한 남 위원장은 높은 감정가를 듣고 처음엔 사양했지만, 고가의 도자기를 회의장에 두면 아무래도 의원들의 격한 몸싸움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증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남 위원장은 도자기를 회의장에 둔 뒤로 한미 FTA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되면 “4000만 원짜리 도자기를 깨면 누가 변상할거냐”며 자제를 당부하곤 했다. 도자기 덕인지 31일에도 설전은 치열했으나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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