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저축銀도 정관계에 돈 전달 시도… 檢, 배후 브로커 이철수씨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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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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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 고위직에 로비” 5000만원 건네받은 브로커 구속

부산저축은행에 이어 보해저축은행도 정관계 로비를 위한 브로커와 로비 수법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5일 “국회사무처 소속 고위 공직자 로비에 필요하다”며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대표(57·구속기소)에게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브로커 윤모 씨(53)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씨는 지난해 또 다른 금융브로커 이철수 씨(52·수배)를 통해 오 대표에게 “(은행 부실을 감추고 퇴출을 막기 위해) 보해저축은행에 필요한 인물을 금융감독원 감독 부서에 앉힐 수 있도록 국회사무처 고위직 A 씨에게 로비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오 대표는 이 씨로부터 이 같은 의사를 전달받고 로비자금으로 5000만 원을 윤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 윤 씨는 검찰조사에서 “받은 5000만 원은 개인부채를 갚는 데 모두 썼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씨가 받은 3000만 원은 자신의 카드대금 변제 등에 썼으나 나머지 2000만 원의 사용처를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은 이 돈이 보해저축은행 로비를 위해 국회사무처 고위공직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보해저축은행 측이 부실을 감추고 퇴출을 저지하기 위한 전방위 로비 창구로 브로커들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산규모를 부풀리기 위한 투자 대행사나 부족한 자금을 끌어당기는 자금책으로 브로커들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해저축은행 비리사슬에 브로커와 정관계 인사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검찰이 현재 파악한 보해저축은행 브로커는 모두 6명. 국회사무처 로비 명목 자금을 받은 윤 씨를 비롯해 4명은 구속됐다. 검찰은 이 중 현재 수배된 브로커 2명 가운데 1명인 이철수 씨를 핵심 고리로 보고 있다.

이 씨는 2008년경 보해저축은행에서 약 1000억 원을 불법대출 받은 뒤 이 돈을 바탕으로 삼화저축은행 대주주가 되고 인수합병을 통한 다른 기업들 사냥을 했다. 보해저축은행은 인수합병 전문가로 불리던 이 씨를 통해 자산규모를 부풀리기 위한 무리한 투자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기대했던 자산규모 부풀리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부실 규모만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이후 서울 명동 사채업계의 큰손으로 군림하며 코스닥 업체를 인수해 큰 수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보해저축은행 이외에 다른 금융회사 2곳에서 2000억 원을 불법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구속된 윤 씨는 이 씨가 관리하는 속칭 ‘새끼 브로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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