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씨 억류 인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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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사업가… 대북 선교하다 체포

지난해 11월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는 60대의 전용수 씨로 나선특별시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소식통은 14일 “전 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사업을 위해 북한을 여러 차례 드나들었다. 그 과정에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하다 발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전 씨를 체포한 직후 사업차 북한을 드나드는 한국계 미국인들을 대거 초청했으나 이를 수상히 여긴 초청 대상자들이 응하지 않았고 곧이어 전 씨 억류 소문이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전 씨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선교활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교회나 선교단체 등 조직의 지원을 받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 시의 베델한인교회 신자였다. 이 교회 박병기 목사는 “전 씨는 약 10년 전 교회를 다녔던 독실한 신자였다. 현재는 등록 교인이 아니며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도 아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전 씨는 미국 시민권자로 1990년대 미국 교회에서 장로가 된 뒤 목사 안수를 받고 중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제특구인 나선시 등에 국수와 빵 공장을 세우는 등 사업을 하면서 동시에 선교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전 씨의 가족들은 미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 소식통은 “전 씨의 부인은 현재 한국에 있으며, 이미 올해 초 남편의 북한 억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전 씨의 이름과 억류 사실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인 전용수가 조선에 들어와 반공화국 범죄행위를 감행해 지난해 11월 체포됐으며 해당 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해당 기관은 그의 범죄 혐의가 확정된 데 따라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거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들처럼 전 씨를 신속히 재판한 뒤 26일 방북하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일행이 출국할 때 추방 조치할 가능성이 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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