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김정은’ 언급 없었다

  • Array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방위 진출 안해… ‘후계구축 속도조절’ 관측

북한은 7일 최고인민회의 12기 4차 회의를 열어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 국가기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사진)은 이번 인사에서 국방위에 진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주상성 전 부장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국방위 산하 인민보안부장에 이명수 국방위 행정국장을 선임하는 등 일부 인사를 단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전했다.

당초 김정은은 이번 회의에서 조명록 전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국방위 제1부위원장 또는 부위원장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예상이 깨진 데 대해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회의에 불참해 후계자 강화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고인민회의 추가 개최, 국방위원회 별도 결정을 통해 추가 보직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 회복됐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갖고 후계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본다”고 북한이 속도조절에 나섰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보다 7.5% 증액된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예산의 15.8%를 국방비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의 2011년 예산은 5677억 원(북한 원·약 57억3000만 달러)이고 총액의 15.8%로 제시된 국방비는 897억 원(약 9억 달러)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최영림 내각 총리는 이날 의정 보고에서 “지난해 인민경제의 주체화를 실현하는 데 획기적인 전진을 가져오고 경공업 발전과 농업생산에서 근본적 전환을 일으킬 튼튼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에게 2012년 강성대국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김정은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활용되는 컴퓨터제어기술(CNC)을 두 번이나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 인민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CNC화가 힘 있게 진척됐다”며 “과학자, 기술자들이 최첨단 기술인 핵융합에 성공해 세계를 경탄시켰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6일 김 위원장이 김정은과 함께 자강도 제련소와 압록강다이야(타이어) 공장을 시찰했다고 전한 데 이어 7일에도 자강도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자의 시찰 일시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평양으로 돌아왔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결국 이는 김 부자의 최고인민회의 불참을 간접적으로 예고한 셈이 됐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