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신공항’ 회견]영남권 “대단히 실망… 백지화 취소 소송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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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만우절 만담 수준”

이명박 대통령의 1일 기자회견에 대해 영남권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실력 행사’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신공항 밀양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 강주열 본부장은 “경제적 타당성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아직도 대통령이 지역 현실과 정서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8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규탄 및 재추진 범시도민 총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구시의회의 동남권 신국제공항 밀양유치특별위원회 오철환 위원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한마디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대구시 등과 협의해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이나 취소 소송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대통령의 회견 내용은 국무총리가 이전에 언급했던 내용과 같다”며 “공항 문제에 대한 새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이상 김해공항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대통령 해명은 지역 발전을 바라는 도민과 영남 주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신공항은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바라볼 문제이지 지역이기(주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방에 사는 국민은 이 정부에 더는 기대할 게 없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지역구인 고향에 내려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한 것은 독선”이라며 “이제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하는 유일한 길은 확실한 의지를 가진 정권을 창출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야당도 이 대통령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단물을 빼먹고 버리는 것이 국가의 최고지도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만우절 만담 수준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혹평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빌 공(空)’자 공약 남발로 국민을 배신하고 신뢰를 떨어뜨린 데 대해 정부를 비판하기에 앞서 (민주당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이 대통령은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회의 연대와 일체성을 이뤄내는 것이 보다 큰 정의일 때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익 차원에서 대승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 대통령의 고뇌와 진정성을 담은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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