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의 김정철 모습은 연출?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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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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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생일 이틀전, 싱가포르 에릭 클랩턴 공연장의 차남 정철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영국 출신 가수 에릭 클랩턴 공연장에 나타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차남 정철(점선 안). 김 위원장의 생일(16일)을 불과 이틀 앞둔 밸런타인데이에 열린 이날 공연에서 그는 동행한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공연 티켓 가격은 99∼399싱가포르달러(약 8만6000∼35만 원). 약 9000명이 관람한 이날 공연은 전석 매진이었다. 정철은 클랩턴의 열렬한 팬이다. 클랩턴은 20일 한국에서도 공연한다. KBS TV 화면 촬영
김정일 생일 이틀전, 싱가포르 에릭 클랩턴 공연장의 차남 정철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영국 출신 가수 에릭 클랩턴 공연장에 나타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차남 정철(점선 안). 김 위원장의 생일(16일)을 불과 이틀 앞둔 밸런타인데이에 열린 이날 공연에서 그는 동행한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공연 티켓 가격은 99∼399싱가포르달러(약 8만6000∼35만 원). 약 9000명이 관람한 이날 공연은 전석 매진이었다. 정철은 클랩턴의 열렬한 팬이다. 클랩턴은 20일 한국에서도 공연한다. KBS TV 화면 촬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30)이 최근 싱가포르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다.

14일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남성과 붉은 꽃을 든 여성 등 수행원 20여명과 함께 세계적 팝스타 에릭 클랩턴의 싱가포르 공연장에서 TV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칠순을 앞둔 시점에다 동생인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 구축 과정, 북한의 어려운 식량난 등의 관점에서는 다소 뜻밖의 등장이라는 해석이 많다.

대북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정철의 싱가포르 출연은 드러난 대로 에릭 클랩턴 공연 관람이 일차적 목적이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김정철은 에릭 클랩턴의 열혈 팬으로 이미 알려졌기 때문이다.

2006년 에릭 클랩턴의 공연 관람을 위해 독일에 나타난 모습이 일본 언론에 포착됐으며, 2008년에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을 통해 에릭 클랩턴의 평양 공연을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대북전문가는 이면을 주목했다.

동생 김정은으로의 후계 공식화로 김정철이가 권력에서 멀어진 모습은 사실이지만, 해외에서 떠도는 이복형이자 장남인 김정남의 모습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공화국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 나리타 공항을 통해 밀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됐다.

이 사건으로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눈 밖에 났고,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면서 중국 마카오와 베이징을 오가며 사실상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세습에 반대였지만, 국가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자신 역시 세습에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때문에 김정남은 김정은 세력으로부터 견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각에서는 김정은에 의한 김정남의 암살 기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후계를 둘러싼 가족 간의 권력투쟁은 김 위원장으로의 후계 과정에서도 있었다.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후계구도 싸움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진 김평일 폴란드 주재 북한대사는 1988년 헝가리와 불가리아 대사를 시작으로 해외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의 숙부인 김영주도 후계구도의 '정적'으로서 197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장기간 자강도에서 '유배살이'를 했다.

이에 따라 김정철이 이들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철이 권력과 거리가 멀다는 모습을 스스로 연출, 김정남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다른 대북 전문가는 "김정철은 이미 권력에서 멀어진 상태이며, 김정은과의 관계도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싱가포르 출현을 정치적으로 보는 것은 과잉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정부 당국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당국자는 "김정은과 정철의 관계가 우호적인지, 적대, 경쟁적인지, 정철이가 내심으로 권력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정은과 정철 후원 세력간의 역학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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