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제보’라던 박지원, “나와 협의 없었다”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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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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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사진)는 이석현 의원이 제기했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차남의 서울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부정 입학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나자 13일 오후 “이 의원의 발언은 저와 사전 협의 없이 나온 것”이라고 발을 뺐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13일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자 “정확한 제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서울대가 “사실 무근”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자 박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사전 협의 없이 나온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정확한 제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제보를 정확하게 받았다는 말이었다. 팩트(사실관계)가 정확하다는 게 아니다”고 피했다. “제보라는 게 거짓말이나 역(逆)정보도 많아 헛발질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는 해명도 곁들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강기정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대우조선해양사장 연임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때도 “강 의원의 발언은 거의 사실”이라고 거들었다가 강 의원이 고소당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자 “대통령 부인 문제를 너무 많이 얘기하면 국민 보기에 좋지 않다”고 피해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대포폰 공세로 재미 보더니… 민주 “이석현 대포 쐈다 상처” ▼

민주당 이석현 의원(사진)은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과 관련한 ‘대포폰’ 의혹을 폭로해 야당 지지자들로부터 “대포를 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원관실 직원이 민간인 사찰 관련 자료를 몰래 폐기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건네준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밝혀낸 것. 사찰 및 은폐 과정에 청와대의 일부 직원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의원의 폭로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이번에 이 의원이 제기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아들의 부정입학 의혹이 허위로 드러남에 따라 민주당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기자들에게 “이 의원의 근거 없는 폭로로 그동안 쌓아 왔던 ‘대포폰’ 공세의 동력 자체가 한 방에 빠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며 “이 의원이 ‘대포’를 쐈다가 상처를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에도 이 의원의 잇따른 폭로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의원은 국회 예결위에서 “지원관실이 설치된 2008년 7월 이전에 청와대가 직접 민간인을 사찰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조국 교수 쓴소리 “민주서 ‘이적행위’라 비난… 진보까지 후져서 짜증나” ▼

진보학자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조국 교수(사진)가 14일 일부 야당 인사들을 향해 “진보까지 후지게 행동하면 짜증이 난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제기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차남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뒤 인터넷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작심하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조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법대 교수 조국이 서울법대 선배 안상수 대표를 도우려고 나섰다는 말도 있더라. 이석현 의원도 서울법대 선배다. 진실을 밝히는데 무슨 대학 동문 운운이 나오는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민주당 소속 또는 지지하는 일부 인사들이 내가 ‘이적행위’를 했다고 비난하는 와중에 사적으로 아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그런 소리 듣게 해서 미안하다는 연락이 온다”며 “후진 보수가 지배하는 세상이라 열 받는 일이 많은데, 진보까지 후지게 행동하면 짜증이 난다. 진실을 외면해서도 안 되고 ‘격’을 잃어서도 안 된다. 대중은 열렬하지만 냉정하고 공정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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