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北협박 굴복 안돼”… 野 “긴장조성 의도 뭐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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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도 사격훈련 갑론을박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가 임박하자 정치권은 극명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훈련 재개를 적극 지지했지만 민주당은 훈련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당 대변인은 사격훈련 재개가 여권의 정치적 국면전환용이라고 의심하는 듯한 논평을 발표하는 등 안보 현안에 대한 정파적 해석은 여전했다.

○ 한나라-선진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우리가 북한의 협박에 굴복한다면 북한은 우리를 얕보고 더 큰 협박과 함께 우리에게 더 큰 양보와 대가를 요구할 것임이 분명하다”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도 단호하고 일치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북한은 지금 우리 사회를 ‘두려움의 프레임’에 가둬 놓고 있다”며 “두려움의 프레임을 극복하려면 북한을 더 두렵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북한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의 공갈협박에 굴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협박에 뒷걸음질친다면 영원히 북한에 끌려다니게 될 것이고 제2, 제3의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격훈련을 반대하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국방부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격훈련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전면전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몇 개월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야 가능하다”며 “그런 큰 움직임은 우리의 정보수단으로 파악할 수 있어 북한의 말의 위협에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민주당의 현재 태도는 내부 분열을 꾀하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임을 명백히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민주 “훈련이 아닌 대화할 때”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광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정부 규탄대회에서 “북한은 3대 세습을 하고 주민이 굶어죽어도 핵개발을 하는 비정상 국가다. 비정상 국가에 합리적 판단을 요구해선 안 된다”며 “훈련을 중지할 것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권에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는 “북한이 포격을 하면 ‘본때를 보여주겠다’ ‘해안포 기지를 초토화시키겠다’는 말은 맞지만 군장병과 국민의 생명은 어떻게 되냐”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첫째 임무이다. 대통령은 긴장 조성을 통해 공안통치 할 생각을 하지 말라. 민주당은 햇볕정책, 평화정책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현 정권이 긴장을 고조시켜 얻을 것이 무엇인가? 만에 하나 예산 날치기와 ‘형님·부인 예산’을 덮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국민과 군인의 목숨을 담보로 삼는다면 절대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훈련 중단 요구와 러시아에 의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것을 지지한다”며 “미국은 (서해5도 안전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훈련을 무기한 유보해 달라”며 ‘6자회담 개최’와 ‘유엔의 중재’를 관련국에 호소하고, 이 대통령이 현 상황에 대한 입장과 사태 해결 대책 논의를 위해 국민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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