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사격훈련땐 2차 3차 타격”]北 “한반도서 전쟁 터진다면 핵전쟁 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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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공포 부추기며 핵보유국 각인 노림수

북한이 17일 ‘전쟁이 터진다면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국군이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한국군의 훈련에 대한 대응 수준을 넘어 ‘핵 공격’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협박을 한 것이다.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라고 기정사실화하고 ‘핵전쟁’에의 공포를 확산시킴으로써 남한과 동맹국들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최근 ‘북한의 만행(연평도 포격 도발)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어떤 도발에도 응분의 대가가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날 “전쟁 접경으로 치닫고 있는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더 격화시켜 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 호전적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남측의) 무모한 대결과 전쟁 책동으로 조선반도는 전쟁이냐, 평화냐가 아니라 전쟁이 언제 일어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만일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그것은 핵전쟁으로 번지게 될 것이며 조선반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쟁이 일어나면 누구보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겨레”라며 “(남측이) 미국을 등에 업고 기어이 북침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면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이 이처럼 핵전쟁 운운한 것은 확전도 피하지 않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 핵전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협박을 통해 남한 주민들의 공포심을 높임으로써 남한 내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반대를 부추기고, 미국 일본 등 주변 국가들에도 경고를 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과 건설현장을 공개하면서 핵개발 능력을 과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 체제가 붕괴하기 직전의 상황까지 몰리지 않는다면 핵을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한국 내부에 확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존재하는데 이를 부추기려고 핵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북한이 ‘우리는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한국과 주변국에 확실히 각인시켜 향후 핵과 관련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전쟁을 언급한 것은 남측이 전투기 등을 동원한 강력한 공격을 할 것을 우려해 지레 큰 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현실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에서 군부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양측의 긴장이 높아지다 보면 ‘확대된 국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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