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김성회에게 전화, 대통령 실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10시 32분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새해 예산안 통과 직후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에게 전화를 건 것과 관련해 "위로전화였든, 격려전화였든 대통령이 실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전화 안 할 것을 한 것이고, 이런 일이 정국을 더욱 꼬이게 만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김 의원에 대해서도 "전화 받은 사람이 공개한 것도 잘못이다.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대통령과의 전화는 절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정치도의이고 윗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이 전 의장은 또 한나라당을 향해 "'날치기' 후 잘한 일을 한 것처럼 오만하던데 그런 자세를 버려야 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있는 게 좋다. 한나라당은 별 의미도 없는 회기 내 예산통과를 밀어붙이다 서민예산을 누락시켰고, 이 때문에 민심이 이반되고 내홍만 깊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장은 이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둘러싼 이른바 '형님 예산' 논란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대통령 형님이나 직계가족은 특별히 몸조심을 해야 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국가최고지도자의 형은 모든 공직을 멀리 떠나 있었다"며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가까운 친인척에게 정보부원을 붙여 24시간 감시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예산안 처리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 "나라가 어려울 때는 개인의 인기 플레이가 아니라 청와대나 여당 인사들에게 충고를 해주는게 좋다"며 "너무 모른 체하면 몸을 사린다는 비판을 받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12월)노동법을 날치기한 뒤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맥이 빠지고 후계자 문제에 우왕좌왕하다 결국 정권을 야당한테 넘겨주고 말았다"며 "여당의 내홍과 실수로 결국 정권을 뺏기는 역사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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