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서해군사훈련 이어 대북 외교압박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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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안보리서 北도발 거론키로… 한국은 “결의 내용이 중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문제가 29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처음으로 논의된다. 23일 북한의 도발이 있은 지 6일 만이다. 미국 뉴욕의 외교소식통은 27일 “29일 열리는 안보리 이사국 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우라늄 농축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26일 유엔 미국대표부에서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대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연평도 공격 문제를 이사국 회의에서 정식 거론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성 김 북핵특사 겸 6자회담 미국수석대표 등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일 3국 순방을 마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4일 오후 미국에 돌아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협의 결과를 보고한 뒤 추수감사절 휴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과 일본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7개 비상임 이사국 등 12개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11월 순번제 의장국은 영국이다. 현재 영국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결의 채택에 적극적이고 미국 일본 등도 동의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북한의 군사도발 행위에 우려를 표명했다.

결국 이번에도 중국의 선택이 관건이다. 중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양비론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이 참가한 가운데 28일부터 진행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도 부정적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유엔 안보리에 정식으로 회부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일단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통한 외교적 노력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향후 상황의 전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 유엔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보다는 국제사회가 어떤 내용의 결의를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라며 “아직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안보리에서 정식 논의하는 데 다소 신중한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9일 논의가 안보리 정식회부의 성격이라기보다는 이사국 간에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 산하의 대북제재위원회는 29일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상황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로부터 보고서를 제출받고 관련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올해 5월 전문가 패널이 제재위원회에 낸 보고서는 2006년과 2009년 핵실험 이후 유엔이 북한을 상대로 부과한 금융 및 무역 제재가 금지된 핵과 무기 거래 시도를 막지 못했으며 북한은 핵물질과 무기 거래를 위해 위장기업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위원회는 이를 안보리에 다시 제출한 뒤 검토와 추가 제재 논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의 반대로 6개월이 지난 이달 초에 와서야 보고서를 공개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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