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또?” 20여발 포성에 연평도 주민 혼비백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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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내륙 포격훈련에 긴급대피

26일 오후 북한이 황해남도 개머리 방향 내륙지역에서 포 사격훈련을 실시해 연평도에 남아 있던 주민 20여 명이 또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멀리서 여러 차례 포성이 울리자 이를 직접 들은 주민들은 가까운 방공호를 찾아 저마다 뛰쳐나갔다.

남은 주민 가운데 최고령인 이유성 할아버지(83)는 오후 3시경 포성을 직접 듣고 가까운 연평면 KT지국 방공호로 피했다. 이 씨는 “포 소리를 듣자마자 23일처럼 다시 포탄이 쏟아질 줄 알았다”며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무조건 달렸다”고 말했다. 부인인 강선옥 할머니(82) 역시 같은 대피소에 양초를 켜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강 씨는 계속 몸을 떨면서 “딸에게서 전화를 받자마자 대피소로 왔다”며 “뛰어왔는지 걸어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쪽에서 들려온 포성이 포격 도발이 아니라 사격훈련이라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3시간여 동안 연평도에 남아 있는 주민들의 휴대전화에는 안부를 묻는 가족과 지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또다시 대피소에 모인 주민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난방이 되지 않아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날 연평면사무소는 대피안내방송 등을 하지 않았고 남아 있는 주민 사이에서는 “새마을리 근처에 포탄 두 발이 또 떨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연평도=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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