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민심이 받은 폭격이 더 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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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민간인 두 명이 숨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북이 우리 땅에 포탄을 퍼부어 민간인을 죽인 것은 6·25전쟁이 터진 지 60년 만에 처음입니다.
전쟁 중에도 민간인이 사는 지역을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이 금지하는 전범(戰犯)행위입니다.
말끝마다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던 북에서 아무 이유도 없이, 평화롭게 생업에 종사하는 우리민족에 포탄을 퍼부어 죽인 것입니다.

북에 대한 분노 못지않게 우리 정부와 군의 태도 역시 국민들을 분노시키고 있습니다.
첫째, 군의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것입니다. 군은 사전에 북의 도발징후를 알아채지도 못했고, 해안포 공격을 당하고도 즉각 맞대응을 할 수 없는 약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군을 믿고 어떻게 안심하고 살겠느냐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나올 정도입니다.

둘째, 청와대의 판단은 정확했는가 하는 의문이 번지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첫 반응이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라"라는 것이었다고 발표했었습니다. 그러다 나중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었지요.

만일 대통령이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고 말을 했다면 국민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의 도발에 철저히 응징해 우리 영토와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 이 말을 만들어낸 청와대 참모는 스스로 물러나거나 문책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북한에 포격을 당하고도 단호한 대응은커녕, 우리끼리 못난 싸움만 되풀이하는 현실이 민심에는 더 큰 폭격으로 남겨지고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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