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심분리기 2000개 가동”]美 헤커 박사 “방북때 1000개 이상 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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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韓日中 긴급순방… 美 “또 하나의 도발”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장치인 원심분리기 2000개를 설치해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연간 핵무기 1기를 만들기 위해선 원심분리기 1000개가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핵무기 2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북한은 최근 방북한 미국의 핵 과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 수백 개를 갖춘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헤커 교수는 21일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은 이제 막 건설된 것으로 보였으며 첨단장비로 통제되고 있었다”며 “북한 영변에서 수백 개의 정교한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것을 목격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헤커 교수는 스탠퍼드대 홈페이지에 공개한 방북보고서에서는 구체적으로 “1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헤커 교수는 며칠 전 북한에서 보고 온 사실을 백악관에 보고했다.

북한이 미국 핵 전문가를 초청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전략일 수도 있고 김정은 3대 권력세습을 공언한 후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또 하나의 반항적 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이번에 발견된 우라늄 농축시설을 북한을 압박하는 새 증거로 채택할 방침이다.

한편 국무부는 20일(현지 시간) 밤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날 오전 한국과 중국 일본 방문길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보즈워스 대표 일행은 21일 서울에 도착했으며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협의한 후 22일 일본 도쿄를 거쳐 23일 베이징을 방문한 뒤 24일 귀국한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원심분리기(centrifuge) ::

회전 원심력을 이용해 우라늄을 농축하는 장치. 핵분열이 어려운 U238(99.3%)과 핵분열이 되는 U235(0.7%)로 구성된 천연우라늄을 육불화우라늄(UF6)으로 변환시켜 원심분리기를 돌리면 우라늄 농축 작업이 이뤄진다. 원심분리기의 대당 가격은 16만∼24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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