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석주-김계관-이용호 동반승진

동아일보 입력 2010-09-24 03:00수정 2010-09-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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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대미협상파’ 외교수장에 올라… 핵실험 무력시위 대신 대화 나설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강석주 등 대미 협상라인 3인방을 전원 승진시킨 것은 28일 노동당 대표자회 개막을 앞두고 미국을 향해 대화의 손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당 대표자회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과 측근 엘리트들 사이에 형성된 다양한 갈등을 어떻게 정리했는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대미 협상파 입지 강화 시사

내각 부총리로 승진한 강석주는 47세 때인 1986년 외무성 제1부상에 임명돼 24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북한의 대미외교를 책임져온 실력자다. 특히 19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약소국인 북한이 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공세와 대화를 반복한 ‘벼랑 끝 외교’의 실행자이자 집행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3년 1차 핵 위기 이후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북측 수석대표를 맡아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후 실무협상은 후배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넘겨준 뒤 막후에서 대미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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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제1부상으로 승진한 김계관도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북측 차석대표로 참여했다. 2004년 이후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나서면서 2005년 9·19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 10·3합의를 이끌어 냈다. 북한 내 대미 전문가로 꼽히는 이용호 신임 외무성 부상은 차기 6자회담 수석대표 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날 인사는 북한 지도부가 핵 문제를 3차 핵실험 등 실력행사가 아니라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풀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며 “강석주는 대외담당 부총리로서 외교정책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3남 김정은에게 권력을 물려주더라도 대미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는 관측도 있다. 강 부총리가 선임인 박의춘 외무상(장관)을 제치고 승진한 것은 후계자 김정은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북한 지도부 내 인사 갈등 어떻게 정리될까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노동당 상무위원이나 조직담당 비서 등 당내 최고위 요직을 차지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 사이에 나돌던 권력 갈등설은 가라앉는 대신 신속한 권력 승계 쪽으로 무게가 실리게 된다.

그러나 이번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나타나지 않고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이 득세할 경우 장성택과 김정은 사이의 경쟁 구도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이 장 부장을 단순한 김정은의 후견인이 아니라 자신의 노후와 사후를 책임질 과도적 최고권력자로 지목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성택과 김정은의 경쟁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장 부장의 부인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김정일의 네 번째 처로 알려진 김옥의 경쟁구도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1980년대 초반 무용수에서 일약 김정일 서기실 타자수로 등장한 김옥이 김정은의 생모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 당과 군 출신 엘리트, 중앙당과 지방당 당료 사이의 갈등구조가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이다. 이번 당 대표자회는 당의 정상화를 통한 사회주의적 집단지도체제의 복원이 표면적인 목표이지만 일각에서는 오극렬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등 군부 실세들이 당 요직을 맡아 ‘당의 군부화’를 꾀하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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