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자회, 北돌연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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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통일 “내부 사정 있는듯” …김정일 측근들 권력투쟁說

북한이 ‘9월 상순’에 열겠다고 예고한 당 대표자회를 돌연 연기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이산가족 위로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 이유에 대해서는 “수해가 이유일 수도 있고 (그 밖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내부 사정이 있는 것 같다. 정부로서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6월 23일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을 통해 당 최고지도기관인 당 대표자회를 1966년 제2차 당 대표자회 이후 44년 만,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인 올해 9월 상순에 연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상순이란 매달 10일 또는 15일까지로 해석돼 늦어도 15일까지는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도 회의 일정에 대한 어떤 공식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은 이날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14일 최종적으로 회의 연기를 확정지었다”며 “이달 말쯤 당 대표자회 일정을 다시 논의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일 이전에 여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요직 인사 등 회의 결정사항에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의 최종 판단이 서지 않았거나 엘리트들이 당 요직을 차지하거나 측근을 승진시키기 위한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좋은벗들은 “정족수(참석 대상자의 과반) 미달로 대표자회가 연기됐다”며 “각 도에서 참여해야 할 대표자들이 수해로 도로가 끊기고 길이 막혀 도착하지 못한 수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후계자(김정은)에게 이어질 수 있어 적어도 수해가 복구되고 식량사정이 풀리는 명분이 있어야 후계자가 떳떳하게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해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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