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北 유화 공세, 천안함 사죄가 빠졌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13 17:00수정 2010-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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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 방송 인터뷰에서 "제2의 개성공단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이 최악의 남북 대결 국면에서 '제2의 개성공단' 카드를 거론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정부의 희망사항일까요, 아니면 남북 사이에 국민이 모르는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걸까요.

남북 관계의 변화를 예상하게 하는 가장 최근의 움직임은 북한의 추석 이산가족 상봉 제의입니다. 북한 적십자사는 10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4일 남한의 수해지원 제의를 수락하면서 쌀 시멘트 중장비를 달라고 했습니다. 7일에는 한 달 동안 억류하던 대승호와 선원을 석방했습니다. 꽁꽁 문을 닫아걸고 있던 북한이 시리즈로 유화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북한은 올 여름 큰 수해를 겪었습니다. 자연재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에게 긴급 구호용 쌀을 보내는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필요합니다. 기계 고장으로 북한 수역에 들어간 대승호를 석방한 것도 당연한 조치일 뿐 치하 받을 일은 아닙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미룰 수 없는 인도적 사업입니다. 이런 일들이 아무런 연관도 없이 독립적으로 추진되고 진행된다면 군소리가 필요 없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악화된 남북관계는 올 3월26일 천안함 폭침으로 최악의 상황에 빠졌습니다. 남북 관계 악화의 원인 제공자는 북한입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려면 북한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나와야 합니다.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사죄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화공세를 펼쳐도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 상황이 후계자 옹립을 위한 결정적 시기에 수해로 더욱 악화돼, 북한이 어쩔 수 없이 남한에 손을 벌린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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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도 제2 개성공단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천안함 사죄를 전제조건으로 명시했습니다.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서도 정부는 끝까지 천안함 문제 해결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유지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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