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기업에 일방적 희생 강요하는 내용 재검토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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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정부가 발표한 ‘제2차 저출산·고령화 사회 기본계획’이 기업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노동문제에 있어 경영계를 대변하는 경총의 반발은 재계 전체의 불만으로 해석된다.

경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영계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기본계획에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시안에 포함된 일부 내용이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수립돼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출산 문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를 비롯한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 있는 역할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인기영합’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명서를 낸 지 3시간 만에 ‘인기영합’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민감한 표현으로 인한 정부와의 갈등을 우려한 조치였다.

경총은 우리의 주요 여성고용보호 제도가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 아니고 오히려 육아휴직, 남성근로자 출산 휴가, 직장 보육시설 설치 등 일부 제도는 더 발달해 있다고 주장했다. 출산 문제를 사회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법이 아닌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여성고용 기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08년 6월 시행된 파트타임 육아휴직제도의 활용이 저조한 것은 전일제 근로형태 위주의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청구권을 도입하는 것은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총은 “저출산 문제는 결혼 가치관의 변화와 공교육 부실에 따른 과도한 사교육비, 가사부담의 불평등 및 공공 보육시설 부족 등 사회구조적 원인이 더 큰 만큼 어느 한쪽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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