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공정한 사회’의 기준 더 고민해야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17:00수정 2012-07-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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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친서민과 실용을 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친서민과 실용이라는 구호는 '가치 브랜드'로서 빈약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집권 후반기를 맞아 '공정한 사회'라는 격상된 구호를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공정한 사회'를 내세운 직후 내각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일부 내각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거짓말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결국 세 명의 후보자가 사퇴를 했습니다. '공정한 사회'라는 국정 기조가 이들을 낙마시킨 큰 요인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이 외교통상부에 특채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외교통상부 장관은 사퇴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공정한 사회'는 현 정권의 새로운 가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공정에 대한 기준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서 외교부가 간부 자녀들을 일체 뽑지 않는다면 이 역시 공정한 일이 아닙니다. 이들이 외교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면 절차 상 하자가 없는 한 외교부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국가를 위해 이롭습니다. 외교부 직원 자녀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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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문제에서도 공정이 과연 어떤 것인지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만 개인 능력의 차이로 인해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헌법은 능력에 따라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공정함을 앞세워 개인의 능력을 외면한다면 교육에서 수많은 문제를 낳을 것입니다.

정부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공정의 기준은 복합적일 때가 많습니다. '공정한 사회'라는 구호가 일시적인 바람몰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정의 기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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