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회동]“사면-개각과 얽히면 오해”… 회동시기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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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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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정무수석이 ‘메신저’ 역할… 하루전 합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21일 단독 회동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하루 전인 20일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박 전 대표를 찾아가 이 대통령의 회동 요청을 전하자 박 전 대표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지난주 초만 해도 박 전 대표는 측근들에게 “아직 어떤 연락이 온 게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난달 16, 17일 양측에 회동을 제안하고 성사되기까지 진행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이 대통령은 협의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 수석이 직접 박 전 대표와 접촉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회동 일정 협의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직접 채널은 과거 주호영 특임장관과 박 전 대표 측 유정복 의원 간 채널을 대체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번 회동을 마친 뒤 청와대를 나서며 정 수석에게 “정무수석님, 이번에 애 많이 쓰셨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임 실장과 정 수석 등을 제외한 청와대와 당 관계자들은 대부분 회동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회동이 확정된 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별다른 의제 조율 없이 청와대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동을 마친 후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회동 사실을 발표하기 전까지 서병수 최고위원과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 등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회동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회동에 앞선 접촉은 2, 3차례였던 것으로 보인다. 20일에 앞서 ‘7·28 재·보궐선거’ 전과 8·8 개각 전 등에 접촉이 있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최근 “지난달 재·보선을 일주일가량 앞둔 시점에 양측의 접촉이 있었으며 개각 며칠 전에도 다시 한 번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지난달 말 청와대 측과 ‘개각 이후, 광복절 전후에 만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고 그 이후엔 (20일까지) 특별한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회동 시기를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로 잡은 데는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 문제도 감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광복절 전에 만날 경우 사면과 관련한 억측이 나올 수 있어 두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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