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각]‘박근혜 복심’ 입각… 배려냐 견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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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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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유정복 의원 입각에 미묘한 기류친이 진수희 보건복지 기용은 예정된 발탁

‘8·8개각’에선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의 발탁이 눈에 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각각 내정됐다.

○ 친박계, ‘배려 vs 견제’ 논란

행정고시 출신으로 내무관료와 최연소 군수(김포군수), 민선 김포시장 등을 역임한 유 의원은 농촌 현실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작 국회에 들어온 뒤로는 농촌 분야에서 의정활동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 전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청와대의 카운터파트로 유 의원이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당내 친박계 모임으로 분류되는 ‘선진사회연구포럼’도 그가 이끌고 있다.

청와대가 친박계 장관 몫으로 그를 택한 것은 박 전 대표를 포함해 친박계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전에 친박계와 충분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본인이 고사를 많이 했는데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느낌”이라며 “비서실장인 유 의원이 빠지면 박 전 대표가 굉장히 허전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7일 낮 청와대로부터 입각 제의를 받고 몇 차례 고사하다가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간곡한 설득에 장관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7일 입각 제의를 받고 박 전 대표에게 보고했으나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며 “이번 개각이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 것인 만큼 그런 목표가 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뿐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유 의원의 입각에 대해 “본인의 생각과 결정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입각 1순위의 예정된 발탁


진수희 의원은 개각이 공론화된 6·2지방선거 이후 여러 장관직 후보로 끊임없이 물망에 올랐다. 사회학 박사 출신인 진 의원은 2007년 이 대통령의 경선후보 대변인을 맡아 당시 최대 쟁점이었던 ‘BBK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위원회 간사로 현 정부 복지정책의 기틀을 다지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진 의원은 평소 “당내 진짜 이재오계는 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이 특임장관 내정자와 각별한 사이다. 그런 그가 돌아온 ‘왕의 남자’와 나란히 입각함으로써 향후 국정운영에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현 정부의 주요 정책 대상인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기대를 줄 수 있는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

△인천(53) △제물포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행시 23회 △경기도 기획담당관 △경기 김포군수 △인천 서구청장 △초대 민선 김포군수 △김포시장 △17,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표비서실장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 △한국전통무예총연합회 초대 총재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대전(55) △대전여고 △연세대 사회학과 △미국 일리노이대 사회학 박사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17, 18대 국회의원 △국회 여성정책포럼 대표 △한나라당 제6정조위원장 △한나라당 원내공보부대표 △17대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위 간사 △여의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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