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중국도 메시지를 분명히 할 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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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논평 : 중국도 메시지를 분명히 할 때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어긋나는 모든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말하는 '평화와 안정에 어긋나는 행위'가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의 침략행위를 말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한국정부와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를 말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중국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어제 외교통상부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하면서 '북한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고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중국의 제2차 전략경제대화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우리 정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대북제재가 불가피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설득한 데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모호한 태도는 러시아와 대조적입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어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한에 제대로 된 신호를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밝힌 대북 대응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 측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무력도발이 국제사회에서 용납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천안함 조사결과를 바라보는 세계 각국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천안함 사건은 동북아 지역안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진정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어긋나는 행위'에 반대한다면 대한민국 영해 깊숙이 침투해 집단살인을 저지른 북한의 만행에 대한 규탄을 외면해선 안될 것입니다. 세계가 수긍하는 명백한 물증을 접하고도 냉전시대처럼 북한만 감싸고 돌다가는 국제사회에서 지도력에 손상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28일 열리는 한중정상회담과 29일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분명한 메시지가 나와야 할 것입니다. 책임있는 이웃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대다수 한국인들의 바람을 중국 당국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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