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후보 24시 밀착 르포]<2>충남도지사-한나라당 박해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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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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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안희정 후보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박상돈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로 반전한 점을 강조하는 반면 안 후보는 여전히 1위라고 주장하는 등 신경전이 뜨겁다. 박해춘 후보 측은 꾸준한 상승세를 강조하며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세종시 원안 사수 나뿐”
“LG카드 살린 경제인”…방송연설-토론서 강조


25일 오전 9시 반 대전 서구 대전방송 건물. 한나라당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가 이날 첫 일정으로 방송 연설 내용을 녹화하기 위해 도착했다.

한나라당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당진군 당진읍의 한 시장 골목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유권자들을 향해 ‘깨끗하고 힘 있는 기호 1번’을 찍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당진=류원식 기자
한나라당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당진군 당진읍의 한 시장 골목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유권자들을 향해 ‘깨끗하고 힘 있는 기호 1번’을 찍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당진=류원식 기자
“오전 5시에 일어나자마자 천안의 선거사무실로 나가 오늘 할 방송 연습을 했습니다. 지난 TV토론회 때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했는데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10분 분량의 방송 연설 녹화를 위해 걸린 시간은 1시간 정도. 같은 원고를 세 번이나 읽었다. 카메라 앞에서 긴장해서인지 처음 읽었을 때는 말이 너무 빨랐다. 다음에는 한 단어를 빼고 읽는 바람에 NG가 났다. 말 주변이 부족하다는 주변 측근들의 지적을 의식한 듯 “정치인들처럼 화려한 언변은 없지만 다 쓰러져 가는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를 살리고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경제전문가”라고 자신의 강점을 거듭 강조했다.

녹화가 끝나자마자 대전의 한 사무실에서 옛 충청은행 출신 사람들 7명을 만났다. 충청은행 재건동우회 회원들이었다. 박 후보가 내놓은 ‘신충남은행’ 건립 공약을 지지하기 위해 그를 초청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충청인들에게 외환위기 때 사라진 지방은행을 되돌려주고 싶다”며 “건실한 은행을 만들어 충청 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준배 회장은 “꼭 당선돼서 반드시 약속을 지켜 달라”고 화답했다.

박 후보는 낮 12시 수행원들과 함께 설렁탕으로 점심을 때웠다. 이날 첫 식사였다. 그는 “오늘이 내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 먹었다”며 “예년이라면 친구들을 불러 모았겠지만 지금은 오직 선거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좋아하는 국수사리 2인분을 설렁탕에 넣어 말면서 “선거운동하려면 든든히 먹어야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오후엔 방송 출연 일정이 줄을 이었다. 오후 2시 대전 서구의 KBS방송국에서 민주당 안희정,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와 라디오 토론을 마친 뒤 “카메라가 없으니 조금 편했다”고 말했다. 곧이어 방송 인터뷰 일정도 소화해야 했다. 손규성 대변인은 “방송 일정 때문에 대규모 합동 유세를 놓친 게 안타깝다”며 “낮은 인지도 때문에 방송과 거리유세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일정 짜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후보는 오후 4시가 돼서야 충남 당진의 거리유세 현장으로 차를 몰았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유세 원고를 읽고 또 읽었다. 당진의 한 시장골목에서 유세를 끝내고 서산으로 향하는 차에서 기자가 주요 공약이 뭐냐고 묻자 “주요 공약은 대부분 내 아이디어”라며 지친 기색도 없이 설명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30분 가까이 할애했다.

“원안대로 하면 세종시는 아파트만 들어서는 죽은 도시가 됩니다. 그곳엔 대기업이 들어가야 합니다. 정치인이 아닌 경제인의 눈으로 볼 때 무조건 수정안으로 가야 세종시가 삽니다.” 세종시 원안 고수를 외치는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도였다.

대전 당진=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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