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시작됐다]“北동남1호 통과불허” 첫 출항중단… 南항공기도 北영공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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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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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강화

1. 대북 심리전 : FM방송 바로 시작… 확성기는 2주 걸려
2. PSI 훈련 : 9월 호주서… 하반기에 한반도서 첫 실시
3. 항로 통제 : 北상선에 정선명령→밀어내기 실력 저지
4. 對잠수함 훈련 : 서해 방어-해상사격 훈련… 美7함대 참가

《군 당국은 1단계 천안함 사태 대응조치 네 가지 중 대북방송 등 심리전과 북한 선박의 영해 통항 금지는 24일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위한 역내·외 차단훈련과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은 곧 실시하기로 했다.》

○ 북한이 껄끄러워하는 대북심리전

대북심리전은 북한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전술이다. 폐쇄된 사회에서 외부 정보의 유입은 북한군은 물론이고 북한주민들의 사상적 기강을 뿌리째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24일 오후 6시를 기해 ‘자유의 소리’라는 이름으로 FM 라디오방송을 송출했다. 첫 방송은 여성 아나운서의 “인민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자유의 소리 방송입니다”라는 인사로 시작됐다. 4시간 동안 진행된 방송은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 △대한민국의 발전상 △남북한 체제비교 △음악 등 사전에 녹음된 것이다. 방송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하루 총 세 차례 이뤄진다.

확성기를 통한 방송은 2주쯤 지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 인근 94곳에 설치된 대형 확성기를 모두 철수해 재설치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형 확성기는 최대로 출력하면 밤에는 24km, 낮에는 10여 km 북측 지역까지 들린다고 한다. 대형 확성기가 설치되기 전까지는 FM방송과 사단별 5∼10개의 귀순자 안내방송용 확성기를 통해 대북방송을 해나갈 방침이다. 또 과거 군사분계선 지역 11곳에 설치됐다 철거된 대형 전광판을 통한 대북심리전도 재개된다.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실시되던 대북 전단(삐라) 살포도 재개된다. 군은 이날 오후부터 전단을 살포하려 했지만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날씨가 좋아진 뒤 실행하기로 했다. 전단에는 북한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내용과 함께 국제사회의 대응 등이 담긴다. 전단은 북한이 성지화한 평양 대성산 혁명열사릉까지 날아간다고 한다.

○ 이행단계로 접어든 선박 검색작전

군 당국은 지난해 5월 PSI에 정식 참여했지만 역외 및 역내 차단훈련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수출입을 철저히 봉쇄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역내·외 차단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올해 9월 호주 훈련에 적극 참가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한반도 내에서 PSI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과 해상초계기, 해군 특수전부대(UDT, SEAL) 요원들을 훈련에 참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외교통상부는 올해 4월 선박 화물 검색지침을 마련했고 해양경찰청도 ‘PSI 관련 행동지침’을 완성했다. 해군작전사령부와 해경은 24일 오후 3시 긴급회의를 열고 해군이 PSI를 비롯한 남측 해역 봉쇄작전을 주도하기로 했다. 해경은 해군이 요청할 경우 지원을 하게 된다. PSI 참여국은 자국 영해에서 WMD 관련 물품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이 되는 선박을 발견하면 헬기와 초계기(P-3C) 등을 활용해 항공정찰과 통신검색을 한다. 해당 선박이 통신검색에 불응할 경우 전투함정을 이용해 이동을 차단하고 선박에 승선해 검색을 실시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한다. 공해에서도 선박 기국(旗國·국적을 알리기 위해 게양하는 국기가 나타내는 나라)의 동의를 받아 검색을 하고 기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가까운 PSI 참여국 항구로 유도해 강제 검색을 실시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도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이 WMD 등 금수 품목을 실었다고 믿을 합리적 근거가 있을 경우 유엔 회원국이 해당 선박의 화물을 검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통항 금지

군 당국은 24일 사전에 통항 허가를 받은 북한 선박 세 척의 통항을 마지막으로 북한 선박의 남측 작전구역(AO·Area of Operation) 통항을 전면 금지시켰다. 북한 선박은 2005년 남북해운합의 발효 이전까지 작전구역 외곽으로 돌아다녔다.

김 장관은 “북한군이 상선으로 위장해 우리 영해의 해양 정보와 작전환경을 정탐하고 해상침투용 모선(母船)의 기능을 수행하며 잠수함정의 잠항 침투 등을 획책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앞으로 북한 선박이 밀고 들어올 경우 밀어내기 등 실력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선박이 제주해협 등 남측 해역에 들어올 경우 1차로 경고방송을 하고 무선신호로 정선 명령을 내릴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면 실력으로 차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남북해운합의 발효 이전 북한 상선이 제주해협의 무단 통과를 시도할 것에 대비해 굵은 밧줄을 이용해 상선의 스크루를 멈추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헬기를 이용해 배의 굴뚝에 얼음을 쏟아 부어 엔진 가동을 멈추게 하는 방안 등도 있다.

○ 미 7함대 참여하는 연합 대잠훈련

장광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한미 연합 대잠훈련은 6월 말 또는 7월경에 실시할 예정”이라며 “훈련할 경우 훈련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미 7함대 전력이 참가하는데 핵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등의 구체적인 전력에 대해서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수중공격에 대한 방어전술과 해상사격 능력을 숙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은 양측 잠수함이 기동하면서 상호 탐색(추적)작전을 하고 발각된 잠수함은 피침됐다는 뜻에서 수면으로 부상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군은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백령도 일원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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