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委 주재.."北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천안함 침몰 사건을 거론하며 "우리가 그동안 (남북이) 분단돼 있는 나라라는 안보 의식을 잊고 지내고 있었다. 분단된 지 60년이 되다보니까 군(軍)도 다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제7차 지역발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국민들도 불과 40마일 바깥에 장사포로 무장한 북한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민과 군이 함께 각성함으로써 오히려 이 어려움이 어려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안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또 바로 가까이에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세력인 북한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되면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보답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미주 자문위원 초청 다과회에서 "북한이 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비판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 "예상치 못했던 천안함 사고로 많은 젊은이들이 억울하게 희생돼 국민 모두가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군의 매너리즘과 안보의식 약화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이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국가안보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고 군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자문단에게 외교안보시스템 개선과 천안함 사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한 보고서를 내 달라고 당부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이어 7대 종단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복판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국민들의 불안과 심려가 크다"면서 "원인을 두고 갈등과 분열이 있는데 국가 안보에는 하나의 목소리여야 한다. 이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해 우리나라의 안보를 튼튼히 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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