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띄우는 설 공개 연하장]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한나라 김성식 의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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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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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야활동 함께한 동지
이제는 상대당서 지켜보니
초당적 의정에 탄복합니다

김성식 의원님!

늘 건승하시는 의원님의 모습에 몇 자 글을 보태 새해 인사로 갈음할까 합니다.

김 의원은 18대 국회 등원 직후 상임위 활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정부가 추진하는 고환율정책이 물가 상승과 국고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의정활동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감세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수정 보완하는 법안을 앞장서 발의했으며 늘어나는 국가 채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가재정 건전화 특별법’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초당적 의정활동의 결과 김 의원은 지난 2년간 시민단체와 언론이 선정한 각종 의정활동 평가에서 늘 상위에 올랐습니다. 국회의원들이 후원하고 싶은 동료 의원 1위로 선정됐으며 2년 연속 백봉신사상을 수상하는 기염까지 토했습니다. ‘역시 김성식!’이라는 제 탄복이 어찌 저 혼자만의 것이겠습니까.

1970년대 말 캠퍼스에서 처음 만난 김 의원은 그저 차분하고 조용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 후배였습니다. 그래서 1980년대 학생운동의 리더로 부각됐을 때는 적지 않게 놀랐지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착실했던 후배는 훗날을 위해 도서관에서 탄탄하게 기초를 다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재야와 시민단체를 거쳐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기까지 어려운 시대를 함께 헤쳐 나온 동지였습니다. 그러나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결정 과정에서 김 의원께는 차마 함께하자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의원 신분이던 저야 어떻게 되든 길이 있겠지만 그때까지 고생만 하다가 겨우 당 정책실장으로 자리 잡은 김 의원을 끌어들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김 의원을 18대 국회에서 만났을 때 어찌나 기쁘던지요. 18대 국회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포의 술자리에서 소주잔을 나눈 기억이 납니다. 그때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운영 방식에 답답해하면서 술잔을 기울였지요. 또 저에게 직설적으로 말하지는 못했지만 민주당에 대해서도 수권정당답게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려던 것 같았습니다. 그 열정과 진정성을 알기에 저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김 의원! 비록 지금 우리가 여야로 갈려 있지만 각자가 서 있는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대화와 토론이 실종된 답답한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성숙시키는 일입니다. 김 의원께서 여당 내에서 이 같은 소금의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옛날 꿈꾸었던 것처럼 민주주의가 바르게 자리 잡고 정치가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변화되는 그날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건승하십시오.

2010년 2월 11일김부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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