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북 한미경제硏 프리처드 소장, 사진 500점 공개
SUV 많아지고 건물 새 단장
국제사회 제재의 흔적 못봐
1997년 대북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래 12년 동안 1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니콜 피네먼 KEI 학술연구부장은 8일 최근 방북 기간 촬영한 사진 500여 점을 공개했다. 지난달 21∼24일 평양을 방문했던 프리처드 소장 일행은 4월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5월의 2차 핵실험 이후 강화된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평양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활기차 보였다고 소개했다.
○ 휴대전화의 확산
이날 워싱턴 시내 KEI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리처드 소장 등은 평양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 대해 “휴대전화의 확산(proliferation)”이라고 말했다. 방북단은 “평양에서만 5만 명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방북 기간 묵었던 고려호텔의 점원, 일행이 이용했던 차량의 운전사, 상점 직원 할 것 없이 손에 휴대전화가 있었고 사용이 너무도 자유로워 보였다”고 소개했다.
거의 모든 건물 외벽에 페인트를 말끔하게 칠해 산뜻한 느낌의 평양 거리에서 지저분한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게 방북단의 전언. 미국산, 일본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피네먼 부장은 “미국 중서부에서 흔히 볼 법한 SUV가 크게 늘어나 놀랐다”며 “거리에는 택시의 모습도 많이 눈에 들어오는 등 차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평양의 명물인 여성 교통안내원들에게도 밝은 청색의 유니폼이 새롭게 지급됐다. 또 과거에는 교차로 한가운데 원을 그려놓고 안에서 일했지만 새롭게 디딤대가 설치됐고 머리 위에는 눈이나 비를 가려주는 대형 우산 모양의 보호지붕이 설치됐다.
○ 국제사회의 제재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평양 시민의 얼굴에서는 외부사회의 제재에 따른 고통의 그림자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방북단의 전언. 피네먼 부장은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어떤 가시적인 모습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평양 시민들은 새 핸드백과 가죽재킷, 산뜻하게 이발한 머리를 뽐냈다고 전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공항검색대 보안요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미 우리 일행이 도착했고 맨 앞에 선 내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짧은 시간에 군복을 입은 젊은 요원이 컴퓨터 온라인 카드게임을 하더라”며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평양은 특수지역이고 북한이 공개한 이미지는 다분히 제한적인 모습일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방북단은 24세의 북한 청년 사진을 공개했다. 180cm가 넘는 키에 수려한 외모의 이 청년은 아버지가 외교관이었고 스스로 “조선말보다 영어를 먼저 배웠다”고 말했는데 “한마디로 흠잡을 데 없는 영어였다”고 피네먼 부장은 소개했다. 그는 “평양외국어대에 다닌다는 이 안내원과의 대화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거침이 없었다”며 “지난주에는 미국 브리검영대와 뉴멕시코대의 여자축구경기를 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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