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휴대전화 - 늘어난 택시… 평양, 어느 때보다 활기넘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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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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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북 한미경제硏 프리처드 소장, 사진 500점 공개
SUV 많아지고 건물 새 단장
국제사회 제재의 흔적 못봐

지난달 21∼24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 방북단이 촬영한 평양 시내 결혼식 모습. 방북단은 “평양 시민들의 모습에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고통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 한미경제연구소
지난달 21∼24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 방북단이 촬영한 평양 시내 결혼식 모습. 방북단은 “평양 시민들의 모습에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고통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 한미경제연구소
1997년 대북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래 12년 동안 1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니콜 피네먼 KEI 학술연구부장은 8일 최근 방북 기간 촬영한 사진 500여 점을 공개했다. 지난달 21∼24일 평양을 방문했던 프리처드 소장 일행은 4월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5월의 2차 핵실험 이후 강화된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평양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활기차 보였다고 소개했다.

○ 휴대전화의 확산

이날 워싱턴 시내 KEI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리처드 소장 등은 평양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 대해 “휴대전화의 확산(proliferation)”이라고 말했다. 방북단은 “평양에서만 5만 명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방북 기간 묵었던 고려호텔의 점원, 일행이 이용했던 차량의 운전사, 상점 직원 할 것 없이 손에 휴대전화가 있었고 사용이 너무도 자유로워 보였다”고 소개했다.

거의 모든 건물 외벽에 페인트를 말끔하게 칠해 산뜻한 느낌의 평양 거리에서 지저분한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게 방북단의 전언. 미국산, 일본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피네먼 부장은 “미국 중서부에서 흔히 볼 법한 SUV가 크게 늘어나 놀랐다”며 “거리에는 택시의 모습도 많이 눈에 들어오는 등 차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평양의 명물인 여성 교통안내원들에게도 밝은 청색의 유니폼이 새롭게 지급됐다. 또 과거에는 교차로 한가운데 원을 그려놓고 안에서 일했지만 새롭게 디딤대가 설치됐고 머리 위에는 눈이나 비를 가려주는 대형 우산 모양의 보호지붕이 설치됐다.

○ 국제사회의 제재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평양 시민의 얼굴에서는 외부사회의 제재에 따른 고통의 그림자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방북단의 전언. 피네먼 부장은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어떤 가시적인 모습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평양 시민들은 새 핸드백과 가죽재킷, 산뜻하게 이발한 머리를 뽐냈다고 전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공항검색대 보안요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미 우리 일행이 도착했고 맨 앞에 선 내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짧은 시간에 군복을 입은 젊은 요원이 컴퓨터 온라인 카드게임을 하더라”며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평양은 특수지역이고 북한이 공개한 이미지는 다분히 제한적인 모습일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방북단은 24세의 북한 청년 사진을 공개했다. 180cm가 넘는 키에 수려한 외모의 이 청년은 아버지가 외교관이었고 스스로 “조선말보다 영어를 먼저 배웠다”고 말했는데 “한마디로 흠잡을 데 없는 영어였다”고 피네먼 부장은 소개했다. 그는 “평양외국어대에 다닌다는 이 안내원과의 대화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거침이 없었다”며 “지난주에는 미국 브리검영대와 뉴멕시코대의 여자축구경기를 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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