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용사 ‘블랙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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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8일 0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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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1.


지난 10월22일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2009’(서울에어쇼)가 열린 성남공항 남측 활주로 A지점.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소속 국산 T-50항공기 8대가 나란히 도열해 있다. 검은색 제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8명의 조종사들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항공기에 탑승해 활주로로 이동했다. 관제탑의 이륙 지시가 떨어지자 8대의 항공기는 하나가 되어 순식간에 상공으로 박차고 올라갔다.

이 모든 상황을 지상에서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공군 특수비행팀(블랙이글스)의 대대장 이철희 중령(공사39기· 41)이다.

팀원들과 함께 비행 훈련을 하며 먹고 자는 그 이지만 이렇게 비행이 있는 날에는 지상에서 컨트롤하는 자신의 등에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고 했다.

#장면2.

서울에어쇼가 끝난 뒤 ‘블랙이글스’팀은 광주 1전투비행단 239영내에서 2~6대 기동훈련 및 8대 기동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에어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난도의 비행을 선보이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T-50 항공기의 성능과 비행특성에 맞는 ‘기종 전환 훈련’과 고난도 특수비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위한 ‘특수비행자격 부여 훈련’을 마쳤다.

4일 광주 1전투비행단 239대대 영내에서 만난 이 중령은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면 땅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반복 훈련을 통해 저고도에서도 고난도 기동이 가능하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령은 거듭해서 ‘땅’이 두렵다고 했다. 하늘의 용사이지만 가장 두려운 것은 언제나 하늘 밑에 있는 대지라고 했다. 곡예비행을 하는 특수비행팀원들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태양을 정면으로 보며 상승할 때라고. 태양광선 때문에 동료들의 비행기를 볼 수 없는 때가 있어서다. 이렇게 위험한 순간을 극복하는 것은 바로 팀워크. 그래서 특수비행팀에게는 팀워크가 바로 생명이다. 따라서 한번 팀원이 정해지면 2년 동안은 바뀌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을 함게 맞추기 위해서다.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블랙이글스’에서 솔로 포지션을 맡아 하트 및 태극 모양의 비행을 연출한 이 중령은 “8대의 항공기가 하나의 일체된 모습을 보여주려면 8명의 조종사들이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며 “각자 맡은 포지션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열린 서울에어쇼에서는 미 공군의 ‘선더버드 특수비행팀’이 내한해 우리 국민 앞에서 경쾌한 기동을 보여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이 중령은 “앞으로는 세계 유수의 에어쇼 현장에 ‘블랙이글스’도 참여해 국산 항공기인 T-50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공군의 위상도 높일 때가 됐다”며 “현재 조종사들도 그런 준비를 하고 있고 항공기 수송 문제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말했다. 자국산 비행기로 특수비행팀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10여개국에 불과하다. 이 중령은 국산 T-50으로 이루어진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이끌고 있는데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보였다. 위험을 무릅쓰고 그가 특수비행팀에 몰두하고 있는데는 바로 이런 자부심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편 ‘블랙이글스’전용 항공기인 T-50의 외부 디자인이 올해 4월 결정됐다. 이르면 내년 5월부터는 위에는 검은 바탕에 흰색, 아래는 노란색이 칠해진 독수리를 형상화한 새로운 디자인의 T-50이 공개돼 활동할 예정이다.

광주=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yjj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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