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맞은 선진당… 기회 맞은 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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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 문국현 의원직 상실
선진창조모임 18석으로 교섭단체 회복 더 어려워져
내년 7월 은평을 의원선거, 이재오 “지금 말할때 아니다”

문국현 빈자리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의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자리가 비어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것과 관련해 “사법부의 치욕스러운 일이다.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문국현 빈자리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의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자리가 비어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것과 관련해 “사법부의 치욕스러운 일이다.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국회의원직을 잃었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는 내년 7월 28일 다시 선거가 치러진다. 이 선거구는 앞으로 9개월 동안 국회의원이 없는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2일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대가로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문 대표에게 원심과 같이 유죄를 확정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 규정에 따라 문 대표는 즉시 의원직을 상실했다. 문 대표는 이한정 당시 비례대표 후보에게 6억 원의 당채(黨債)를 저리로 발행해 그만큼의 경제적 이득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따라 창조한국당은 비례대표 이용경 유원일 의원만 남은 정당으로 줄어들었다. 정치권에선 창조한국당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창조한국당이 문 대표 한 사람에게 의지해온 사실상 ‘문국현 당’이었기 때문이다.

문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인해 당장 자유선진당에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공동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모임’의 명맥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의원 수는 18명으로 줄어들었다.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교섭단체 복원에 나서려던 선진당의 구상에 먹구름이 낀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 간 이재오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22일 경북 청도군 농협공판장에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각종 민원을 듣고 있다. 이 위원장은 18대 총선 때 서울 은평을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패했다. 청도=연합뉴스
지방에 간 이재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22일 경북 청도군 농협공판장에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각종 민원을 듣고 있다. 이 위원장은 18대 총선 때 서울 은평을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패했다. 청도=연합뉴스
문 대표의 의원직 상실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의 눈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서 문 대표에게 쓴잔을 마셨다. 이 위원장은 문 대표의 빈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창조한국당이 이날 논평에서 “이재오 전 의원을 꺾은 정치적 라이벌에 대해 사법살인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날 경북 청도군 농협공판장을 방문한 이 위원장은 문 대표의 의원직 상실에 대해 “공식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뭐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결국 내년 7월 은평을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적 복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원내 입성이 그의 정치적 재기를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 방안이기 때문이다. 당초 이 위원장은 10월 재·보궐선거 대상에 은평을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선거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권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알 수는 없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원장 임기(3년)를 채울 생각”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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