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식 “정부청사 美쇠고기 소비 ‘0’”

  • 입력 2009년 10월 14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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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이후 정부 청사 구내식당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한 번도 소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정부 청사를 지키는 전·의경에게는 미국산 쇠고기만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14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부 청사 구내식당 및 청사 경비 전경부대의 원산지별 쇠고기 소비량 현황'에 따르면 정부 청사 구내식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전혀 구매하지 않았다.

세종로 중앙청사(5400㎏), 과천 청사(8982㎏), 대전 청사(3256㎏), 광주 청사(114㎏), 춘천지소(12㎏)는 모두 호주산 쇠고기를 구매해 소비했다. 제주 청사(414㎏)도 국내산 2㎏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호주산 쇠고기를 구매했다.

반면 과천 청사를 경호하는 경기 706전경대는 같은 기간 미국산 쇠고기만 573㎏을 구매해 소비했다. 그러나 지휘선상에 있는 경찰청과 경기경찰청 구내식당은 같은 기간 미국산 쇠고기를 구매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스스로 먹겠다던 정부는 안 먹고, 선택권 없는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정부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면서 "식사 때마다 군대 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기도 하다"고 질타했다.

지난해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촛불시위 때 정운천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수입 재개 후 1년간 정부 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고 말했다. 행안부와 경찰청이 제출한 ㎏당 쇠고기 단가(2008년 9월 기준)는 미국산 8026원, 호주산 8010원, 국내산 7500원이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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