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정쟁 대신 민생 국정감사를

  • 입력 2009년 10월 5일 17시 13분


코멘트

◆동아논평: 정쟁 대신 민생 국정감사를

국회 국정감사가 오늘부터 24일까지 20일 동안의 일정으로 시작됐습니다. 이번 국정감사 대상은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 등 무려 478개나 됩니다. 여야가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세종시 건설 문제와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굵직한 국책 현안과 정치적 쟁점들을 놓고 일전 불사를 예고한 만큼 상당히 시끄러운 국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군다나 이번 국감이 28일 실시되는 재보선 선거 나흘 전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여야 모두 국감을 선거전에 최대한 활용하려고 할 겁니다. 특히 야당은 국회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미진했던 정운찬 총리와 일부 장관들에 대한 검증 공세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정책 국감이나 민생 국감은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정치공방과 정쟁이 난무해 국감의 본래 취지가 퇴색할 가능성이 커지겠지요.

국정감사권은 입법권이나 예산심의권처럼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고유한 기능입니다. 국민이 국회에 국정감사권을 부여한 것은 민생정책 등 국정 운영 및 세금 운용 전반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고, 앞으로의 예산 심의와 입법에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국감이지만 짧은 기간에 수백 개의 기관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는 만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그만큼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한 것이 국감입니다. 국회 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올해 초 상임위원회별로 자율적인 감사 계획을 세워서 연중 상시로 국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그런데도 역대 국감을 보면 여야가 정쟁이나 벌이는 기회로 전락한 경우가 많습니다. 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접대를 받아 문제가 된 적도 많았지요. 제헌헌법 때부터 있었던 국정감사권은 유신 헌법에서 삭제됐다가 제6공화국 헌법에서 되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여야가 국감의 본래 취지와 무관한 정쟁이나 벌이며 시간을 낭비한다면 국감 무용론이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이번 국감이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민생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민생 국감'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