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양자-다자 핵회담 참여할 것”

  • 입력 2009년 9월 19일 03시 03분


후진타오 친서 받는 김정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왼쪽)이 18일 평양에서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친서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이빙궈 국무위원에게 비핵화 문제 등과 관련해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후진타오 친서 받는 김정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왼쪽)이 18일 평양에서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친서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이빙궈 국무위원에게 비핵화 문제 등과 관련해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北방문 후진타오 친서 전달한 다이빙궈에 밝혀

6자회담 복귀여부 주목… 정부 “의도 신중 파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8일 북한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 또는 양자 회담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평양발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비핵화의 목표를 계속 견지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날 다이 국무위원은 김 위원장에게 후 주석의 친서와 함께 선물을 전달했으며 접견장에는 북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배석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은 전했다.

후 주석도 친서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으로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일관된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며 “중국과 북한이 이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또 “중국의 당과 정부는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는 양당은 물론이고 양국과 양 국민에게 매우 귀중한 재산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올해 하반기 들어 6자회담 관련국 인사를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8월 4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8월 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김정일 위원장의 정확한 언급을 파악해야 북한의 의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양자대화나 다자대화에 나간다고 말했다면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나 ‘제재 중단’을 거론했다면 기존의 태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사용하는 용어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그동안에도 비핵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고 단지 미국의 ‘적대시 정책’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자위용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주장했음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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