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당밖의 남자들’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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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차기대권 ‘1朴 2鄭’ 프레임에 갇힐라…
단체장 재선도전-여의도 복귀
김문수 오세훈 거취 저울질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와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의 등장으로 여권의 대통령선거 후보 구도가 출렁이면서 여권의 잠재후보군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분간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2정(鄭) 체제의 경쟁구도가 주목을 끌 상황은 잠재후보군에게 적잖은 시련으로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이번 당정 개편이 미칠 파장을 따지며 대응하느라 부심하는 이유다.

여권의 잠재후보군에 속한 대표적 인사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다. 이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과도 가깝고 당내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분이 두터운 김 지사의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지사 주변에서는 “하루빨리 당으로 복귀해 대선주자로서의 인지도와 입지를 키워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당장 전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마땅한 복귀 명분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특히 내년 6월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진표 원혜영 의원 등 민주당 카드에 맞설 수 있는 적임자가 김 지사 외에 마땅치 않다는 점도 변수다. 김 지사가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외면한 채 자신의 대선 행보를 고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최근 사석에서 “경기도 모 의원의 지지율도 괜찮은데”라며 ‘대타’ 기용설을 흘리는 것도 이런 교착상태를 돌파하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경기 성남시 분당에 지역구를 둔 임태희 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입각으로 몸집을 불린 뒤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대신 김 지사가 당에 복귀해 대선을 준비하는 시나리오도 나돌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미 서울시장 재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그래서 1차 관문은 내년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과 본선 승리다. 하지만 그의 눈은 차기 대선에도 걸쳐 있는 듯하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과 가까운 한 한나라당 의원은 “오 시장은 현역 시장으로 차기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은 김 지사에 비해 당내 지지기반이 두껍지 않은 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강재섭 전 대표가 정중동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으며 당내 중도 개혁세력을 자임하는 원희룡 의원 등도 활발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완구 충남지사와 정우택 충북지사, 김태호 경남지사 등도 차기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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