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기 실은 이란行선박 억류-화물 압수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9분


UAE, 유엔 제재결의 첫 적용
안보리, 北-이란에 설명 요구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이달 초 북한제 무기를 싣고 이란으로 향하던 화물선을 억류한 뒤 화물을 압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29일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를 보고했다.

이는 안보리가 북한 핵실험 직후인 6월 12일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874호가 미국 이외의 일반 회원국에 의해 본격 이행된 첫 사례다. 2006년 핵실험 때 채택된 제재안이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데 비해 이번에 버락 오바마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국제공조는 실제로 견실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의 선박은 바하마 선적의 호주 선박회사 소유 ‘ANL 오스트랄리아’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계부품’이라는 라벨을 붙인 컨테이너 10개에 로켓 발사 수류탄과 탄약 등이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 배와 승무원은 풀려났다. 앤서니 앨버니스 호주 교통장관은 29일 선박회사를 상대로 화물을 싣게 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안보리는 아랍에미리트에 제재 결의 이행에 협조해준 데 감사를 표했으며, 이란과 북한에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수출입 화물이 거쳐 가는 허브 지역이며 인구의 15%가량이 이란인이다.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선 우려하지만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나라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