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野통합’ 강조

정세균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 걸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 제막 행사를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과거 차별화 내세워 기회주의 정치”

DJ-盧사진 당사에 걸고 ‘자아비판’

민주당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나란히 걸었다. 민주당이 과거 당 총재였던 DJ의 사진을 건 적은 있었지만 열린우리당 때까지 통틀어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사진을 건 뒤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과거 (우리는) 차별화라는 이름으로 기회주의 정치를 한 적이 있다. 여기에 대한 반성, 청산을 의미한다”며 “오늘 이렇게 두 분의 대통령을 당에 모심으로 해서 기회주의 정치를 완전히 청산하고 종말을 선언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DJ 서거 이후 불붙은 ‘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주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과거 DJ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차별화에 대해 ‘자아비판’함으로써 DJ 지지 세력과 노 전 대통령 지지그룹이 각각 가지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감정적 앙금을 털어내는 것이 통합작업의 선결과제라는 판단에서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기회주의 정치 반성’은 DJ와 노 전 대통령 모두에 대한 차별화를 반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초기 DJ식 정치를 ‘낡은 정치’라고 비판하며 거리두기를 했던 일,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인기가 떨어진 노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활로를 모색했던 상황 등이 모두 포함된다는 것. 특히 4월 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민주당 내에서 ‘친노 세력 배제론’이 나왔던 일도 자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내 친노 세력의 핵심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오늘 우리가 건 사진은 차별화라는 배신과 변절의 역사와 결별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선거 때 유리하다면 자기가 만들어놓은 대통령과도 차별화라며 발로 걷어차는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동아일보 김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