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盧전대통령 관련 뉴스 ‘비판→우호’ 서거전후 돌변

  • 입력 2009년 6월 27일 03시 00분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문정국과 언론보도’ 세미나에서 윤영철 연세대 교수는“지상파 방송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를 보도하다가 서거 후 추모 분위기에 편승해 보도 태도를 정반대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한국언론재단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문정국과 언론보도’ 세미나에서 윤영철 연세대 교수는“지상파 방송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를 보도하다가 서거 후 추모 분위기에 편승해 보도 태도를 정반대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한국언론재단
한국언론재단 세미나 “선정주의-미화 아닌지 의구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후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의 메인 뉴스와 경향, 한겨레신문의 보도가 크게 달라진 반면 동아일보는 논조의 일관성(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유지했으며 한 기사 내 다양한 의견을 가장 많이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언론재단이 26일 주최한 ‘조문정국과 언론보도’ 세미나에서 윤영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지상파들은 서거 전 노 전 대통령의 비리를 보도하다가 서거 후 추모 분위기에 편승하여 보도 태도를 정반대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 혼란을 줬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발제문 ‘노무현 전 대통령 보도를 통해 본 방송의 현주소’를 통해 5월 10일∼6월 1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등 지상파 메인 뉴스의 관련 아이템 714건(KBS 178, MBC 320, SBS 216건)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국민장 전후로 나눠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상파들은 KBS 81.8%, MBC 71.4%, SBS 94.7%의 비율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뉴스를 내보냈다가 국민장 기간에는 우호적인 뉴스를 KBS 49%, MBC 67.7%, SBS 75.9% 비율로 방영했다. 국민장 이후 KBS는 중립적 기사(76.5%)를 보강했으나 MBC와 SBS는 여전히 우호적 뉴스를 많이 방송했다.(MBC 69.2%, SBS 62.5%)

MBC는 서거 후 ‘노 전 대통령 회고’ 뉴스를 KBS의 3배, SBS의 7배인 47건 보도했다. MBC는 ‘…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등 추측성 발언이 포함된 기사도 9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SBS 41건, KBS 3건이었다. 윤 교수는 “시청자들은 성급한 보도, 감성과잉으로 인한 선정주의, 주관, 과장, 미화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해 한국언론재단 객원연구위원은 이날 ‘신문보도의 과잉 정치화와 저널리즘의 위기’ 발제를 통해 1기(국민장 전 5월 10∼24일) 2기(국민장 5월 25일∼6월 1일) 3기(국민장 후 6월 2∼10일)로 구분해 동아, 조선, 중앙, 한국일보, 경향, 한겨레신문의 노 전 대통령 서거 전후 보도를 분석했다.

동아일보의 경우 국민장 전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기사가 86.7%였다가 국민장 때 중립적 시각이 63.8%였고 국민장 이후 비판적 태도(42.6%)로 돌아왔다. 김 위원은 “논리적 일관성의 유지라는 면에서 동아일보는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진보지와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비판적 기사가 1기 62.5%에서 국민장 기간 5.1%로 줄었다가 3기에 다시 48.5%로 늘었다.

경향은 국민장 전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기사(23.8%)가 동정적 기사(19%)보다 많았으나 국민장 이후 동정적 기사가 72.3%(2기), 52.6%(3기)로 많아졌고 비판적 기사는 사라졌다. 한겨레도 국민장 전에는 비판적 기사(81.8%)가 동정적 기사(9.1%)보다 많았지만 국민장 이후 동정적 기사가 82.7%(2기), 87%(3기)로 치솟았다.

동아일보는 또 한 기사 안에 얼마나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는가를 진단하는 질적 다양성 면에서 전체 기사 중 42.8%가 ‘다양한 의견이 있는 기사’로 분류돼 분석 대상 신문 중 가장 높았다. 중앙, 조선일보는 각각 36.9%, 33.1%였고, 경향과 한겨레는 ‘다양성이 있다’는 비중이 각각 10.9%, 11%에 그쳤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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