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9분



美 소식통 “평양 인근 산음동연구소서 만들어 열차로 이동 움직임”
단거리미사일 1발 또 발사
서해NLL 中어선 돌연 철수


북한이 지난달 5일 장거리 로켓 발사와 이달 25일 2차 핵실험 실시에 이어 추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사거리 5000km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는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논의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겠다는 북측의 의도를 보여주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워싱턴의 정통한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평양 인근에 있는 산음동병기연구소에서 추가로 ICBM을 만들어 열차로 이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는 사실이 미국 첩보위성에 포착됐다”고 말했다.
산음동병기연구소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본체와 부품을 연구개발해 제작하는 곳이다. 북한은 지난달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도 이곳에서 본체와 부품을 만들어 열차를 통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로 옮긴 뒤 조립해 발사했다.
북한은 29일 오후 6시 12분경 무수단리에서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로써 북한이 2차 핵실험 이후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모두 6발로 늘어났다. 정부 당국자는 “외부에서 도입했거나 자체 개발한 최대사거리 160km의 신형 지대공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안보리가 더 이상의 도발을 해오는 경우 그에 대처한 더 이상의 자위적 조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민간 선박들의 항해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위협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꽃게잡이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들이 28일 오후부터 갑자기 철수하기 시작해 군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그동안 NLL 인근에선 중국 어선 280여 척이 조업했지만 계속 줄어 현재 120여 척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 어선들은 NLL 해상의 북쪽 해안에서 평소대로 조업을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중국 어선 철수가 북한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중국이 남북 간 긴장고조에 따른 충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지시를 한 것인지 분석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 징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서해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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