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추모열기 역풍 맞을라” 초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29일 서울 경복궁에서 거행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초긴장 상태다. 섣부른 말이나 행동이 엄청난 역풍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인식 아래 숨죽이며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실제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말을 최대한 아끼고 있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도 이미 여러 차례 “이럴 때 일수록 언행을 신중히 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 주요 당직자는 기자와 만나 “6월 첫째 주가 향후 정국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영결식이 끝난 뒤 추모 열기가 계속 뜨거워지느냐,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추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고,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가졌다. 소속 의원 130여 명이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참석했다. 의원총회장 전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라는 내용의 검은색 현수막이 내걸렸고 분위기는 무거웠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엄숙하고 평화롭게 끝나고 이 나라에 화해와 통합을 바라는 고인의 뜻이 널리 펼쳐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영결식에 모두 참석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희태 대표는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국란을 겹치기로 당하고 있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는 말이 있듯 화는 혼자 오는 게 아닌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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