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도…친박계도…“행동통일 할때” 막판 세결집 나서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 與 원내대표 내일 경선

‘보이지 않는 손’ 논란 일단 수면 아래로

21일 실시되는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누가 당선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황우여-최경환 의원의 출마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상득 의원 개입설은 수그러드는 추세다. 그러나 여진이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은 상황이고 중립을 표방한 부동층 의원들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친이계 재결집하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이번 선거는 안상수-김성조 의원, 정의화-이종구 의원, 황우여-최경환 의원(출마 선언 순)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당초 안상수, 정의화 의원 간 경합 구도로 가는 듯했지만 최경환 의원이 황우여 의원 진영에 합류해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안상수 의원이 ‘보이지 않는 손’을 거론하면서 판세가 다시 바뀌는 모습이다. 이상득 의원을 견제하려는 친이(친이명박)계 내 이재오계 의원들이 안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 지도부와 이상득 의원이 황우여-최경환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얘기가 이들 의원에 호재로 작용하는 듯했지만 이 바람에 이재오계 의원들이 똘똘 뭉치는 역풍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재오계인 공성진 최고위원도 19일 “차기 원내대표는 이 정권에 대한 책임과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우회적으로 안 의원 지지를 호소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이상득 의원도 안 의원에게 본인은 중립을 지키겠다는 취지의 말을 전한 데다 안 의원도 이 의원에 대해 더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쪽이어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진수희 의원은 “해프닝으로 끝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분란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친박 몰아주기 가능하나

친박(친박근혜)계는 일단 황우여-최경환 조에 마음을 두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친이계와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쏠림 현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당내에서는 강재섭계이면서 친박 성향을 보이는 김성조 의원이 안상수 의원과 조를 이뤄 출마한 만큼 친박 의원들의 표가 일부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화 의원도 화합을 강조하며 양 계파 의원들에게 모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친박 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심이다.

하지만 당내 소수파인 친박 의원들이 친이계보다 결집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막판에 한쪽으로 표가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많다. 박근혜 전 대표가 구체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최 의원의 출마를 용인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친박 의원들이 행동 통일을 할 가능성은 있다. 이미 조직적인 표 결집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황우여 의원도 “최경환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유일한 친박계이고 주변 분들과 많은 의논을 했다”고 말하며 은연중에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실려 있음을 강조한다. 한 친박계 의원은 “50여 명의 친박계 의원 중 적어도 절반 정도는 확실한 최경환 의원 지지 표가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당내에서는 이번 경선이 친이·친박 진영 간 대결 양상을 보이는 데다 친이계 내부의 갈등도 표면화돼 선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선은 21일 오후 2시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린다.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과반을 얻지 못하면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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