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묵인? 단독 플레이? 이상득 개입?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친박 최경환 출마’ 설왕설래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최경환 의원(사진)이 18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황우여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놓고 당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으로 시끄럽다.

당 일각에서는 이상득 의원과 박희태 대표가 최 의원 카드를 밀어붙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 의원과 짝을 이뤄 원내대표에 출마한 황 의원의 경선 캠프에 이 의원과 가까운 의원 7, 8명이 참여하고 있는 게 그 근거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최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이 의원 개입설은) 사실무근이다. 당을 위한 순수한 충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나는 ‘김무성 카드’가 불발된 이후 원내대표 경선 문제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이 의원은 이날 “나는 확실히 엄정 중립이다. 경선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측근을 통해 밝혔다. 이 의원은 전날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을 제기한 안상수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중립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은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시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 측의 한 재선 의원은 “몇몇 권력 실세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의원들은 개개인이 헌법기관 아니냐. 이번 일로 상당수 여당 의원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며 “안상수 의원과 정의화 의원이 최 의원에게 러닝메이트로 출마를 제의했을 때는 거절했다가 선거 막판에 실세를 등에 업고 출마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친박 내부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니 출마를 허용한 것”이라는 시각과 “최 의원의 단독 플레이”라는 주장이 함께 나온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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