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최경환 의원(사진)이 18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황우여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놓고 당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으로 시끄럽다.
당 일각에서는 이상득 의원과 박희태 대표가 최 의원 카드를 밀어붙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 의원과 짝을 이뤄 원내대표에 출마한 황 의원의 경선 캠프에 이 의원과 가까운 의원 7, 8명이 참여하고 있는 게 그 근거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최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이 의원 개입설은) 사실무근이다. 당을 위한 순수한 충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나는 ‘김무성 카드’가 불발된 이후 원내대표 경선 문제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이 의원은 이날 “나는 확실히 엄정 중립이다. 경선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측근을 통해 밝혔다. 이 의원은 전날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을 제기한 안상수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중립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은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시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 측의 한 재선 의원은 “몇몇 권력 실세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의원들은 개개인이 헌법기관 아니냐. 이번 일로 상당수 여당 의원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며 “안상수 의원과 정의화 의원이 최 의원에게 러닝메이트로 출마를 제의했을 때는 거절했다가 선거 막판에 실세를 등에 업고 출마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친박 내부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니 출마를 허용한 것”이라는 시각과 “최 의원의 단독 플레이”라는 주장이 함께 나온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