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실리는 김무성원내대표論…‘받을까말까’ 朴心은 어디에?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7분


朴대표 “재보선 면목 없습니다”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6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조찬회동을 갖고 4·29 재·보궐선거 완패에 따른 당 쇄신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박 대표가 재·보선 결과에 대해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朴대표 “재보선 면목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6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조찬회동을 갖고 4·29 재·보궐선거 완패에 따른 당 쇄신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박 대표가 재·보선 결과에 대해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상득-이재오측 긍정적, 친박진영 일부 부정론도

“당직 준다고 갈등 풀리나”홍준표 반대의견 밝혀

한나라당 지도부가 6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당-청 회동 결과를 토대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할 태세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당에서 알아서 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박 대표 측은 이를 놓고 ‘청와대 재가를 받았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대표실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회동에 앞서 이미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 대한 당-청 간 의견 조율을 마쳤다”며 ‘청와대 뜻’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내세우기도 했다. 대표실에선 지난주부터 소속 의원 의견수렴 과정에서 ‘김무성 카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작업을 해왔다.

당과 친이(친이명박) 진영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전 의원도 이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이 분열된 상황에서는 10월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5월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무성 카드에 대한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주류 진영의 찬성파 의원들도 “관건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의 승인 여부다”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친박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카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일부 친박 의원들은 김 의원의 ‘친박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자리 하나로 화학적 결합이 되겠느냐”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제안에 대놓고 반대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낮아 김 의원이 대세론을 업고 합의 추대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원내대표 자리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해가 더 중요하다”며 “거쳐야 할 과정이 아직 많다. 박 전 대표와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위기 상황에서 당 화합 요구를 무조건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 추대될 경우 정책위의장은 친이계인 임태희 의원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당내에는 김무성 카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박 대표 구상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 당장 홍준표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당직이나 장관직을 통해 갈등을 종식시킨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친이계의 최대 계파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6일 모임에서도 반대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기 위해 7일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한 친이계 초선 의원은 “미디어법과 같은 핵심 개혁과제를 친박 원내대표가 총대를 메고 처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중진 의원은 “김무성 카드는 10월 재·보선에서 원내로 진입하기 위해 당권을 놓지 않으려는 박희태 대표와 박 전 대표 도움 없이 원내 진입이 어려운 이재오 전 의원, 박 전 대표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 김무성 의원 3명의 이해관계가 맞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혹평했다. 친이계인 신지호 의원은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하는 원내대표를 몇몇 거물들이 절차를 무시하고 이래라 저래라 한다면 의원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박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본질을 피해가려 한다면 당장 지도부 사퇴 요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4·29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 내 쇄신 요구

△4월 30일

―안경률 사무총장 사퇴

―홍준표 원내대표 “쇄신특위 만들 것”, 지도부 사퇴에는 반대

△5월 4일

―정몽준 최고위원 “당헌·당규 고쳐야”

―민본21 ‘당-정-청 인적 쇄신’, ‘조기 전당대회’ 요구

△5월 5일

―박근혜 전 대표 “당 쇄신, 실천이 중요”

―쇄신특위 위원장에 원희룡 의원 내정

△5월 6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 쇄신 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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