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로 절친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은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천 회장에 대한 수사의 불똥이 결국 여권으로 튈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천 회장이 지난 대선 때 고려대 교우회장으로 외곽에서 고려대 인맥 관리에 비중 있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직간접적으로 여권 인사들과 얽혀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천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이른바 핵심 원로그룹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의장, 최 위원장, 천 회장은 2007년 대선 직후 연말에 부부동반 만찬을 함께할 만큼 절친한 사이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천 회장의 개인 재산과 돈 흐름을 샅샅이 훑은 것으로 안다”며 “천 회장이 개인적으로 미술박물관을 만들고 싶어 해 그림을 많이 구입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조사도 끝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이명박계’ 주류의 한 초선 의원은 “천 회장이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시중 여론과 개인 의견을 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선 캠프에서 구체적인 역할을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천 회장을 만난 게 작년 총선이 끝난 뒤였다”고 전했다. 다른 한 주류계 초선 의원도 “지난해 총선 이후 천 회장이 친이계 의원 당선자 몇 명에게 점심을 산 적이 있다”면서 “그때 처음 봤는데 그냥 기업인이라는 생각만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캠프 출신 의원들은 “천 회장은 기업인이고 대통령의 친구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