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5인 “소말리아 해적 꼼짝마!”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4분



■ 파병 해군 ‘청해부대’ 창설

문무대왕함 장병 300명 태우고 이달중 출항

“해적이 총들면 우리는 대포” 첨단무기 무장


잦은 해적들의 출몰로 국제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될 해군 청해(淸海)부대의 창설식이 3일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작전기지에서 열렸다.

한국군의 첫 전투함정 파병부대인 청해부대는 2일 국회에서 소말리아 파병 동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본격적인 파병 준비에 들어갔다. 부대 명칭은 해상무역을 통해 통일신라를 부흥시킨 장보고 대사가 완도에 설치한 해상무역기지 청해진(淸海鎭)에서 따왔다.

청해부대의 첫 번째 파병 함정은 4500t급 한국형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 해군은 문무대왕함에 이어 6개월마다 다른 한국형구축함을 교대로 파병할 계획이다.

길이 150m, 폭 17.4m의 문무대왕함은 하푼 함대함유도탄과 5인치 함포, 30mm 기관포, 어뢰 등으로 무장했다. 또 공대함유도탄과 어뢰 등을 갖춘 슈퍼링스 대잠 헬기 1대와 K-2 기관총 등을 장착한 고속단정(RIB) 1척이 탑재된다.

로켓추진 유탄발사기(RPG-7)나 기관총으로 무장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한국의 민간선박을 납치하려 할 경우 해군 특수전 요원 30여 명이 고속단정을 타고 추격해 소탕 작전에 나서게 된다.

파병 장병은 부대장인 문무대왕 함장 장성우 대령(46·해사 39기)을 비롯해 300여 명으로 편성됐다.

파병 장병에는 박지연(28), 김현지(28), 박아영(26), 안연진(26), 심화영 하사(23) 등 ‘여전사 5인방’도 포함됐다. 이들은 부사관 초급반 교육을 마치고 실전 배치된 지 2∼4년 된 초급간부다.

계명대에서 사회체육학을 전공한 김 하사는 2년간의 짧은 군 생활에서 2차례나 해외훈련에 참가해 이번 파병으로 3년 연속 해외근무 기록을 세우게 됐다.

김 하사는 파병 함정이 결정되기 전 육상 근무 발령이 결정됐지만 군인으로서 파병을 꼭 경험하고 싶다고 자원해 문무대왕함에 남게 됐다. 김 하사는 “그동안 환태평양해군연합훈련(RIMPAC) 등 해외 훈련에서 갈고닦은 기량을 실전에서 제대로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탐(電探)부사관인 김 하사는 안 하사, 박아영 하사와 함께 레이더로 적의 함정과 항공기 등을 식별해 전술적 기동을 지휘관에게 조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박지연 하사는 파병 장병들의 식량과 탄약 등 군수물자 보급 임무를 담당한다.

또 작전해역에서 잠수함의 존재를 음파로 추적하는 임무를 맡은 심 하사는 외할아버지가 6·25전쟁에서 전공을 세운 국가유공자. 심 하사는 “외조부를 비롯해 6·25 참전용사들의 뜻을 이어받아 해외에서 국민의 경제활동을 보호하는 데 당당히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청해부대는 4일 부산항 인근 해상에서 선박 호송훈련을 실시한 뒤 이달 중순 출항해 소말리아 인근 아덴 만에서 연합해군사령부와 함께 해적 차단 및 대테러 임무를 수행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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